손님에게 식사 후 테이블 청소까지 요구한 식당을 두고 주말 사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매너'라는 범위에 식당관리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과 '셀프서비스'가 늘어나는 상황에 테이블을 닦는 것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13일 '요즘 식당은 손님이 상까지 닦아놔야 하나'라는 제목의 온라인커뮤니티 게시글에 누리꾼들의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게시글에는 식당 테이블에 비치된 물티슈 상자 사진이 첨부돼 있다. 사진 속 물티슈 상자에는 "테이블 클리닝 물티슈다. 다음 손님을 위해 마무리 매너 부탁드린다. 다음 손님은 당신이 앉았던 자리에 앉게 된다. 당신이 머물렀던 그 자리로 아름답기를"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해당 사진은 주말사이 누리꾼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사진을 본 한 누리꾼은 "(우리나라는) 셀프가 잘못 정착됐다. 대부분의 나라는 셀프라도 가져다 먹는 정도"라며 "치우는 것까지 셀프인 나라는 거의 없다"고 발끈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뒷정리 귀찮아서 외식하는데 조만간 설거지도 하라고 하겠다"라는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식탁을 닦아주면 음식값도 깎아주나",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 "밥과 반찬도 만들어서 먹으라고 해라", "정리 매너 부탁한다는 말은 이해되지만 마지막 문구가 거슬린다" 등의 댓글도 달렸다.
반면 음식값이 저렴한 셀프식당이라면 이해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손님이 직접하는 일들만큼 (음식) 가격에 정확히 반영된다면 나쁘진 않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셀프서비스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음식값을 저렴하게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해당 의견엔 140여개의 좋아요 반응이 달렸다. 해당 식당을 방문한 적 있다고 주장한 또 다른 누리꾼은 "이곳 맛있고 '혼밥(혼자 밥을 먹는것)'하기 좋다. 다들 알아서 깔끔히 먹고 치우고 가서 내가 먹은 것만 치우고 반납하면 된다"며 음식 가격이 저렴했다고 밝혔다.
자영업자들은 '셀프 테이블 청소'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셀프식당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셀프식당 이상한가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리고 "저도 식기반납까지 부탁드리는 데 테이블 닦으라고 하는건 좀 그런가요?"라고 썼다.
이에 한 자영업자 누리꾼은 "내가 닦아도 잘 못 닦을 때가 있는데 손님이? 저도 혼자 일하지만 절대 못 맡길 일인 것 같다. 손님으로서는 저런 식당 가봤는데 불편하면 다음에 안가면 그만이고요"라고 썼다. 또 다른 자영업자도 "반찬이나 물같이 자기가 먹을 거 셀프하는 건 이해되지만 내돈 주고 먹으면서 다음사람을 위해 테이블까지 닦으라는건 업주가 할 일을 손님한테 떠넘기는 느낌"이라고 썼다. 이외에 "가격이 엄청 싸야 고객이 납득한다", "굳이 손님한테 닦으라고 할 필요가 있나" 등의 반응이 나오며 대부분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
이번 일이 더 논란이 된 건 최근 키오스크, 서빙로봇 등을 활용한 셀프서비스 사례가 늘면서 '테이블 청소'가 그 범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 맞는지 의견이 상충하면서다. 실제 '팁 문화'가 있는 미국에서도 한 식당이 키오스크 주문 후 팁을 요구해 상승한 인건비를 손님에게 전가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키오스크 운영 대수는 2019년 18만 9951대에서 2022년 45만 4741대로 늘었다. 특히 요식업 부문은 같은 기간 5479대에서 8만 7341대로 약 16배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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