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부산 해운대갑을 1호 '청년전략지역구'로"

하 의원 "청년 공개 오디션 대환영"
기존 거론 후보군 대부분 '만 45세' 넘어
제안 수용 시 대거 '지역 이동' 불가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윤창원 기자

내년 총선에서 서울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갑을 제1호 청년전략지역구로 지정해달라고 당 지도부에 요청했다.
 
하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당 혁신위원회가 3호 혁신안으로 권고한 '청년전략지역구' 도입에 "대환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한 달 전 해운대갑을 떠나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할 때, 해운대갑은 12년 전처럼 처음 출마하는 정치 신인이 물려받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했다"며 "혁신위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대안을 만들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당세가 우세한 지역을 청년전략지역구로 지정해 공개 오디션을 통해 후보자를 선발하겠다는 구상에 대환영"이라며 "부산 해운대갑을 청년전략지역구로 지정해 제2의 하태경이 해운대갑에서 나올 수 있게 해달라"라고 요청했다.
 
혁신위는 아직 당세가 우세한 지역 기준에 대해 특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해운대갑은 엘시티와 마린시티 등 부산을 대표하는 부촌을 끼고 있어 부산에서도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하 의원은 59.47%를 득표해 상대 후보를 22.1%p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가장 큰 득표율 격차였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혁신위는 이날 3호 혁신안 주제로 '청년이 미래'를 제시했다. 윤창원 기자

만약 혁신위가 하 의원의 제안을 수용한다면 현재 총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대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총선에서 하 의원과 경쟁한 전력이 있는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1960년생,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지낸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1971년생으로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청년 기준인 만 45세를 넘겼다.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 출신인 박원석 코레일유통 이사, 이미 출마를 선언한 박지형 변호사도 각각 1975년, 1974년생으로 나이 제한에 걸린다.
 
반면 전성하 부산시 투자유치협력관은 1981년생으로 청년전략지역구로 지정되더라도 해운대갑에서 경쟁에 나설 수 있어 호재다.
 
이 경우 다른 지역에 출마가 거론되던 만 45세 미만 인사들이 해운대갑에 도전장을 낼 수도 있다. 지역에서는 벌써 수영구 후보군으로 분류되던 1988년생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이 해운대갑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국민의힘 지도부가 해운대갑을 청년전략지역구로 선정하지 않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해운대갑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의 인지도도 지역에서는 만만치 않은 수준이어서 전략공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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