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신동' 조명우(25·서울시청/실크로드시앤티)가 아쉽게 개인 통산 2번째 월드컵 우승이 무산됐다. 안방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에서 유독 강한 벨기에 강호 에디 먹스에 막혔다.
조명우는 12일 서울 태릉선수촌 승리관에서 열린 '2023 서울 세계3쿠션 당구월드컵' 결승에서 먹스에 43 대 50으로 졌다. 먹스의 엄청난 기세에 끝까지 추격했지만 21이닝 만에 우승컵을 내줬다.
지난해 12월 조명우는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다. '2022 샤름엘셰이크 3쿠션 월드컵' 결승에서 '4대 천왕' 다니엘 산체스(SY·스페인)를 50 대 45로 눌렀다. '당구 천재' 김행직(전남당구연맹)이 2017년 세운 25살 월드컵 우승 기록을 1살 줄였다.
당초 조명우는 이번 대회 쾌조의 컨디션으로 우승 기대감을 높였다. 조명우는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의 후이 마누엘 코스타(47위)를 50 대 12로 완파했고, 8강에서 차명종(인천시체육회·18위)에 50 대 30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 3위 등으로 한국인 선수로는 2번째로 세계 3쿠션 랭킹 1위에 오른 기세를 이었다. 조명우는 수원 매탄고 후배 정예성(21·서울당구연맹)과 4강전에서도 50 대 23로 이겼다. 4대 천왕이자 황제 토브욘 브롬달(스웨덴·3위), '인간 줄자' 딕 야스퍼스(4위·네덜란드)를 꺾은 정예성의 돌풍을 잠재웠다.
하지만 조명우는 먹스의 기세를 넘지 못했다. 먹스는 4강전에서 이탈리아의 마르코 자네티(2위)를 17이닝 만에 50 대 30으로 꺾으며 결승에 올랐다. 여세를 몰아 먹스는 결승 초반 하이 런 7점을 몰아치는 등 8이닝 27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조명우도 먹스가 12이닝째 공타에 머문 사이 8점 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먹스가 15이닝 4점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으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먹스는 월드컵 14번 결승에 올라 13번 우승을 차지하는 승부사 기질을 입증했다. 또 2014년 구리, 2018년 서울, 2019년 구리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한국에서 강한 면모를 재확인했다.
한국 당구는 2022 서울 세계3쿠션 당구월드컵 차명종에 이어 이번에도 준우승자를 배출한 데 만족해야 했다. 다만 올해 8강에 4명이 진출하고, 정예성이 돌풍을 일으키는 수확이 있었다는 평가다. 선수들은 오는 12월 3일부터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리는 '2023 샤름엘셰이크 세계3쿠션 월드컵'에서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