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패한 후 선수들의 실전 감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다만 긴장감을 크게 느꼈던 것 같았고 첫 경기 이후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그랬다. LG는 1차전에서 KT 위즈에 2-3으로 졌지만 2차전에서는 짜릿한 5-4 역전극을 연출했다. 주축 타자들이 하나둘씩 힘을 모은 결과다. 4번 타자 오스틴이 팀의 첫 득점을 만들었고 오지환을 홈런을 쳤다. 포스트시즌 경험이 많은 김현수는 점수차를 1점으로 좁힌 중요한 적시타를 때렸다. 그리고 박동원이 대포 한 방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LG의 2차전 승리는 선발 최원태가 ⅓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상황에서 8⅔이닝 무실점을 합작한 불펜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그래도 야구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투타의 조화가 필요하다. 타선이 서서히 깨어나 팀 승리를 견인했다.
염경엽 감독은 "정규리그 때 3점 이내로 막고 5점 정도 점수를 뽑아서 이긴 적이 많았다"고 말했는데 결과가 비슷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2차전이 끝나고 추가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경기 흐름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KT는 1회초에 4점을 뽑았고 이후 여러 차례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지만 결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3번 타자 알포드 그리고 4번 타자 박병호의 침묵이 컸다.
두 선수는 한국시리즈 2경기를 치르면서 아직 단 1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했다. 박병호는 8타수 무안타, 알포드는 6타수 무안타다. LG가 2차전에서 알포드부터 시작하는 KT 중심 타선의 순서에 맞춤형 투수 교체를 단행해 효과를 본 것도 있다. 그러나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다. 두 선수의 타격 감각은 크게 떨어져 있다.
이강철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두 선수에 대해 "중요할 떄 분명히 해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의 다음 말이 더 중요하게 들렸다. "대체 자원도 없다"고 했다. 두 선수는 KT에서 대체 불가의 자원이다.
KT는 잠실 원정 2연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원정에서 1승 1패는 나쁘지 않다. 결과만 보면 그렇다. 그러나 LG는 2차전 승리를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타선이 긴장을 풀었고 염경엽 감독은 불펜의 힘을 확인했다. 앞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많아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KT는 10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BO 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에 웨스 벤자민을 선발로 앞세운다. 그는 LG의 천적이다. 올해 정규리그 맞대결에서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규리그와 단기전은 다르다. 이미 KT 마운드가 이를 증명했다. 고영표와 윌리엄 쿠에바스는 정규리그 때 LG를 상대로 고전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호투를 펼쳤다. 마운드에서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그래서 투타의 조화가 중요하고 특히 KT에게는 알포드와 박병호의 부활이 절실하다.
LG는 올해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한 임찬규를 선발투수로 앞세워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