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의 대표 예능 '1박 2일' 시즌 4에 고정 출연하며 매주 일요일 시청자를 만나는 딘딘은, 어머니와 SBS '미운 우리 새끼'에도 출연했다. 매일 밤 11시부터 오전 1시까지 두 시간 동안 SBS 파워FM '딘딘의 뮤직 하이'로 청취자를 만나는 DJ이기도 하다. 가수로 시작했으나 예능인으로서도 잘 자리 잡은 게 '10주년'을 맞은 딘딘의 현재다.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오는 18일 저녁 7시 서울 강북구 성신여대 운정그린캠퍼스 대강당에서 단독 콘서트 '딘비테이션 : 더블 파티'(Dinvitation:Double Party)를 여는 딘딘을 만났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슈퍼벨컴퍼니 사옥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딘딘은, 벌써 10주년이나 됐구나 싶다가도 동시에 아직 한참 남았다는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진짜 얼마 안 한 것 같다"라고 한 딘딘은 "어떤 일에서 10주년 되면 약간 도가 터 있을 줄 알았다. 생각보다 10주년이 별거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선배님들 보면 방송 활동하는 나이대가 좀 더 높아지지 않았나. 10년인데 어딜 가도 그렇게 형뻘이 아니라 아직도 동생뻘이고, 선배님들 보면 한 30년 하셨는데 10주년이라고 말하기도 좀 민망하더라. 아직 한참 동안 오래 해야 하고,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과거의 본인을 '철없었다'고 표현한 딘딘. 10주년을 맞은 그가 그리는 미래는 무엇일까. "스테이블(stable, 안정적이고 견실)한 사람"이 되는 거다. 딘딘은 "항상 감정 기복이 엄청 크고 조금만 힘든 일 있으면 푹푹 쓰러지고 이런 아이였다. 한 분야에서 10년을 했으면 얘는 사실 자기가 잘못하지 않으면 크게 사고 없을 아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변을 보면 자기가 잘못하지 않는다면 '얘는 어느 정도 검증이 된 아이구나' 생각이 들더라.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고 안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일 외적으로 했다. 그렇게 된다면 일이 자연히 따라올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재치 있고 말솜씨가 좋고 때로는 세게 말할 때도 있고 짓궂기도 한 것이 '예능인' 딘딘의 이미지였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TV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과 다르게 차분한데 성격이 변한 것이냐는 질문이 나왔다. 딘딘은 진행하는 라디오 청취자가 절대 MBTI가 ENFP가 아닐 것이라고 해서 다시 검사해 보니 INFJ가 나왔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그는 MBTI가 바뀐 것 때문에 "한 1년 동안 힘들었다"라고 웃었다.
캐릭터를 잃은 느낌이라기보다는 '내가 왜 이렇게 변했지?' 하는 의문이 들어서였다. 예전에는 "사람들 만나는 거 거리낌도 없었고, 생각도 없었고, '좋은 게 좋은 거야'" 하는 태도였다면 지금은 "되게 생각이 많아졌다"라고 전했다. 바뀐 '나'를 받아들이는 데 꽤 오래 걸렸다고도 털어놨다.
아직 대중에게는 ENFP의 딘딘으로 보이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친한 사람들이랑 있을 때는 그런 모습이 나온다. 대중분들은 (방송에서) 즐거운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것 같다"라면서도 "새 프로그램이나, (출연진을) 아무도 모르는 데 가면 낯가림이 심해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동안,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느꼈는지 궁금했다. 내린 결론은 "생각이 너무 많은 사람"이다. 그는 "제일 안 좋은 습관인데, 오지도 않은 일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 오늘도 기자님들 만난다고 했을 때 괜히 막, 우리가 드라마에서 보는 'OO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런 걸 상상했다. 일주일 전부터 어떡하지, 그러면 그냥 울면서 뛰쳐나갈 것 같은데, 못할 것 같은데 했다"라고 해 또 한 번 웃음이 터졌다.
딘딘은 "헛된, 말 같지도 않은, 항상 안 좋은 극(단)을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 '세상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단 따뜻해'를 느끼는 과정이다. 라디오 하면서 심신 안정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데일리(매일)로 심야에 하는 게 쉽지는 않는데 딱 그 (라디오) 부스 앉으면 '오늘 하루도 순탄하게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앞으로 얼마나 라디오를 할 것 같냐는 질문에 딘딘은 웃으며 "제가 꽤 잘한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그는 "윗선에서 지치거나 제가 지치거나 하지 않으면 계속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수상에 관해서는 욕심을 한 번도 낸 적이 없다"라며 "상을 받아도 타당할 때가 있지 않나. 라디오상은 사실 되게 수상하고 싶단 생각이 강력히 들어서 매번 방송에서 얘기하고 있다. 올해 줘야 한다고. 진짜 열심히 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어느덧 4년 가까이 함께하고 있는 '1박 2일' 멤버들과도 각별한 정을 쌓았다. 딘딘은 "저는 아이돌이 아닌 솔로 가수다. 사실 팀이라고 할 게 없지 않나. ('1박 2일'로) 팀의 힘이 뭔지 깨달은 것 같긴 하다. 가족도 매번 좋기 힘든데 (팀이) 매번 좋을 수 없다. 팀으로서 할 땐 누군가가 나 때문에 더하는 걸 볼 때가 있는데 그걸 보면 나도 모르게 힘이 더 생기고 팀이라는 게 진짜 무섭구나 싶다. 저희가 살 붙이고 자고, 어쨌든 힘든 것들도 같이 하니까 그게 진짜 큰 정이 생기는구나 하는 걸 깨달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서 가장 예상치 못한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지 묻자, 딘딘은 "되게 상투적인 게 전 매일이 좀… 매일은 아니고 매번 올라갈 때가 있었다. '무한도전'에 갑자기 출연했을 때도 이렇게 될지 몰랐고 '해피투게더'도 그렇고 매 순간을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가서 이게 (잘) 되면 그거에 실려 가서 또 (새로운 게) 되고, 계속 그렇게 생활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어머니와 함께 '미운 우리 새끼'에 출연하기도 했다. 딘딘은 "어머니가 온전히 본인 일을 처음 하고 계신다. 육십이 넘으셔서 힘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에너지를 얻고 계셨다. 처음으로 본인이 주체가 돼 무언가를 하고 있고, 엄마가 관심받는 것도 좋아하시는 것 같다. 동엽이 형이 그러셨다. '철아, 정말 잘한 선택이다. 네가 살면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효도야.' 살면서 내가 효도 하나는 했구나 생각은 든다"라고 전했다.
자기가 나온 예전 방송을 도저히 못 본다고 고백한 딘딘은 "저는 나날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며 "저도 많이 성장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나 그런 부분은, 그건 근데 안 치는 게 당연한 일이다. 안 쳤다고 해서 '오, 잘하셨네요'가 아니라 그거는 사실 안 해야 하는 게 맞다. 제일 쉽게 저의 기준은, 내가 이 행위를 했을 때 우리 가족이 실망할까? 하는 거다. 가족이 실망할 일은 안 하는 게 당연한 거 같다"라며 "저는 세상에 우리 가족 얼굴 다 팔아놨는데, 제가 잘못을 한다면 그거 정말 큰일이다. 조카 얼굴까지 공개했는데"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인생 목표는, 저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을 진짜 어렸을 때부터 했어요. 제 꿈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거였어요. '느린 편지'라는 곡에 일 끝나고 치킨 사 오면 아이랑 같이 먹고 이런 가사가 있는데, 그게 제일 어려운 꿈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일동 폭소) 내가 행복하게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게, 아마 내 인생의 가장 마지막쯤에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 지금 이렇게 살면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어떻게 보면 최종 목표인 거 같고요. 건강한 인간이었으면 좋겠어요. 정신이나 몸이나 다 건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