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미술시장, 조정기 넘어 침체기로 접어들어

2023년 3분기 국내 미술 경매 시장. 한국미술품 감정연구센터 제공
국내외 미술시장이 조정기를 넘어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9일 한국미술품 감정연구센터가 발표한 '2023년 3분기(7~9월) 미술시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서울옥션·케이옥션·마이아트옥션)의 낙찰 총액은 25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 하락했다. 판매 작품 수(414점)와 낙찰률(65.51%)은 각각 14.67%, 10.23% 떨어졌다.

해외 미술품 경매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지난 10월 5~6일 진행된 소더비와 필립스의 홍콩 경매 판매 총액은 10억 6천만 홍콩 달러(약 1779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5.45% 감소했다. 올 봄 경매와 비교하면 28.11% 급감한 수치다.

모딜리아니의 '폴레트 주르댕의 초상'은 소더비 경매에서 추정가 4500만 달러(약 609억 원)보다 138억 원 적은 3490만 홍콩 달러(약 471억 원)에 낙찰되며 실질적으로 손해를 보고 판매한 셈이 됐다. 이 작품은 2015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는 4281만 달러(약 487억 원)에 낙찰된 바 있다.

수집가들이 미술품 구매에 신중을 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액자산가 2800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11월 아트바젤과 UBS 보고서), 개인 수집가는 미술품에 들어가는 자금 비중을 지난해 24%에서 올해 19%로 낮췄다. 미술품 판매에 대한 태도 역시 보수적이었다. 소장품 판매 의향을 밝힌 수집가는 26%로 지난해(39%)보다 13% 감소했다.

미술 시장이 숨죽이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미술품 감정연구센터 측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합을 이루며 거래됐던 작품들이 하한가 선에서 낙찰되거나 유찰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이런 양샹이 지속되면 침체기가 가속화한다. 결국 가격을 조정해서라도 팔겠다는 판매자가 나설 것이고 이후부터는 가격 하락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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