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시골 농가서 '가짜 비아그라' 만든 일당 붙잡혀

시가 920억 원 상당 가품 비아그라 613만정 유통
중국에서 원료 밀수입…강원도 농가, 서울 사무실 제조공장

가짜 비아그라 제조공장.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중국에서 원료를 밀수입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가짜 비아그라를 제조해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9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시가 920억 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 613만 정을 유통한 일당 24명을 검거해 이중 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중국에서 원료를 밀수입해 강원도 소재 농가 및 서울 소재 사무실에 제조공장을 만들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무역중단으로 의약품 밀수가 어려워지자, 국내에서 직접 제조하면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중국에서 밀수입한 원료 물질로 시중에서 1정당 1만 5천 원에 판매되는 비아그라를 제조·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중국에서 원료 물질과 의약품 설명서, 포장용기 라벨지 등을 국제우편이나 다른 화물에 숨겨오는 방법으로 밀수입했다.

압수된 가짜 비아그라 제품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제조한 가짜 비아그라는 소매상들에게 1정당 약 233원에 유통했다. 소매상들은 시골 농가, 공사장 인부들,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정당 최대 1천 원에 판매했다.

특히 이들은 가짜 비아그라에 정품과 동일한 'VGR100' 식별 표시와 제조사명을 각인해 일반인이 보기에는 정품과 구별하기 어려운 가품을 제조·판매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처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는 아니나, 총책이 사업차 중국을 수십 회 왕래하던 과정에서 중국 내 원료 물질을 취급하는 지인으로부터 가짜 약 제조 판매가 돈벌이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에 착수했다.

이후 지인들을 통해 제조 기술자 등을 소개받아 자신이 소유한 시골 농가와 자금으로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짜 비아그라 압수현장.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이들이 제조한 시가 13억 3천만 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 8만 8792정을 압수해 추가 유통을 차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의약품을 복용 시 정품과 달리 성분함량이 일정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높아 심각한 부작용이 있으니 유의바란다"며 "가짜 의약품 판매 등을 목격하면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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