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내내 매서운 기세를 뿜어내고 있는 kt 위즈 불펜 손동현이 '한국시리즈 첫 등판'을 회상했다.
손동현은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 리그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1차전을 돌이켰다. LG와 2 대 2로 팽팽히 맞선 7회 말, kt 이강철 감독은 선발 고영표에 이어 손동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앞서 손동현은 플레이오프 5경기 전 경기에 출전하며 맹활약했다. 그 공을 인정받아 플레이오프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손동현의 기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경기에서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내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자신은 승리 투수가 돼 감독의 믿음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손동현은 "마운드에 오를 때부터 '2이닝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다. 한 타자씩 상대할 때마다 집중했고, 투구 수도 적어서 크게 힘들거나 지치진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날 경기로 손동현의 가을 야구 성적은 6경기 2승 1홀드 9이닝 평균자책점 0.00이 됐다.
손동현에게 첫 한국시리즈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까. 우선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에는 엄청 떨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플레이오프 때도 느꼈는데,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면 떨리는 건 없다. 어제 경기에도 그랬다"며 강심장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어 "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한국시리즈도 1승, 또 1승 하다 보면 우승에 가까워질 것"이라며 " "공이 괜찮아서 솔직히 지금은 점수를 줄 것 같은 느낌이 안 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지난 1차전 잠실 구장엔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LG 팬들은 홈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1차전인 만큼, 경기장을 응원 소리로 가득 메웠다.
상대 팀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 소리에도 손동현은 "야구장에 관중이 가득 차 있는 자체가 제 엔돌핀을 돌게 한다"며 "그냥 그 자체가 좋다. LG 팬들의 응원도 어쨌든 경기 자체를 응원하는 거라, 그 경기에 집중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야구장에 팬들이 가득 차 있는 모습을 훑어봤는데, 스스로 '내가 이런 무대에 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서고 싶은 무대에 설 수 있어서 행복한 야구 선수라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가을 야구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요인으로는 포수 장성우와의 호흡을 꼽았다. 손동현은 "공이 갑자기 좋아진 건 아니다. 시즌 때는 포크볼을 많이 구사하지 않았는데, (장)성우 형이 제 공을 받으면서 지금 포크볼 좋다고 조언해 줬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결과가 좋은 것 같다. 성우 형은 다 믿고 던질 수 있을 만큼 신뢰가 두텁다"고 믿음을 보냈다. 이어 "저는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인데, 포수 자리에 성우 형이 앉아있는 게 엄청나게 큰 영향을 준다. 성우 형이 앉아있을 땐 심적으로 마음이 놓인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제 kt 마운드엔 없어선 안될 자원으로 거듭난 손동현은 "언제든 준비됐다"고 한다. "준비는 포스트시즌 들어서면서 다 마쳤다. 지금 몸 상태가 괜찮기 떄문에 그저 지금 마음처럼 계속 자신있게 던질 것"이라는 것이다.
무서운 기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손동현이 앞으로도 한국시리즈의 '미친 선수'가 될지 두고 볼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