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캐럿 금으로 만든 '황금 변기'를 훔친 일당이 붙잡혔다. 하지만 4년 전 사라진 이 변기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고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 등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약 600만 달러(약80억원)의 가치인 이 변기는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아메리카(America)'라는 작품으로, 과도한 부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의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게가 일반 변기의 약 2배이지만, 기능적으로 다르지 않다. 물 내림도 잘 작동했다. 카텔란은 "200달러짜리 점심을 먹든 2달러짜리 핫도그를 먹든 화장실 측면에서는 똑같다"고 작품 배경을 설명했었다.
이 황금 변기는 옥스퍼드 인근에 있는 영국 정치가 윈스턴 처칠의 생가에서 한 달 동안 전시될 예정이었지만, 2019년 9월 전시 이틀 만에 도난당했다.
방문객들이 사전 예약을 통해 처칠이 썼던 화장실에서 3분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 밤사이 궁전 내부에 물이 쏟아지자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보니 화장실 어디에서도 변기를 찾을 수 없었던 것.
경찰은 절도범 일당이 2대의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다고 추정하며, 그동안 7명을 체포했지만 아직까지 기소한 용의자는 없었다.
앞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5층 공중화장실에서 약 10만 명의 관람객이 이용했는데, 박물관을 찾는 남녀노소 누구나 2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면 경비원이 밖에서 기다리는 동안 한 번에 한 명씩 들어가 이용할 수 있었다.
2017년 미 백악관에서 빈센트 반 고흐의 '눈 내린 풍경'이라는 작품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저로 빌려달라고 요청했을 때, 구겐하임은 대신 이 변기의 제공을 제안하기로 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영국 현지 경찰관계자는 BBC와 인터뷰에서 "저 변기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솔직하게 말하면 아직도 화장실 모양일지 궁금하다"며 "만약 당신이 상당한 양의 금을 갖고 있다면, 누군가가 이미 어떤 식으로든 그렇게 처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용의자 4명은 오는 28일 옥스퍼드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