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에서는 조그마한 실책 하나에 경기 흐름이 확 바뀐다"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남긴 말이다.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가 주는 중압감, 평소와는 다른 분위기, 무척 쌀쌀해진 날씨 등 선수들이 긴장할만한 요소가 어느 때보다 많았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LG와 KT는 1회에 나란히 실책 1개씩을 범했다. LG는 2이닝 연속 실책을 기록했다. 2-1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 장성우의 평범한 땅볼을 3루수 문보경이 잡지 못했다.
그러나 대반전이 벌어졌다.
KT는 배정대의 좌전안타로 무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문상철이 희생번트를 시도했다. 타구는 멀리 가지 않았고 포수 박동원이 빠르게 공을 잡아 3루로 뿌렸다. 공은 2루 주자 장성우보다 먼저 베이스에 도착했다.
LG 수비는 금세 집중력을 되찾았다. 3루에서 선행 주자를 잡은 LG는 빠르게 1루로 공을 뿌려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그 사이 2루를 밟은 배정대는 3루가 비어있다고 판단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LG는 빠른 리커버를 통해 배정대마저 3루에서 잡아내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3개를 쓸어담았다.
3루심이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가 일어나 아웃을 선언한 순간 노란 물결로 가득한 관중석에서는 엄청난 환호가 터져나왔다.
LG의 수비를 두고 잠시 혼선이 빚어졌다. 처음에 삼중살로 기록됐지만 추후 문상철의 더블 플레이와 배정대의 주루사인 것으로 정정됐다. 그러나 KBO는 다시 "삼중살은 맞지만 삼중살타는 아니"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중살이 나온 것은 이번이 역대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