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사망자가 급증한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국무부에서도 나왔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6일(현지시간) 국무부 직원들의 내부 메모를 입수했다면서 이 메모에는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공개적 메시지와 물밑 메시지 사이의 균형을 맞출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국무부 직원들은 메모에서 "우리는 적법한 군사적 목표물로 공격 작전의 대상을 제한하지 못한 것 등 이스라엘의 국제 규범 위반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이 정착민들의 폭력과 불법 토지 점유를 지원하거나 팔레스타인에 대한 과도한 무력을 사용할 때, 이스라엘이 면책권을 가진 것처럼 행동하지 못하도록 이런 일이 미국의 가치에 위배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미국 정부의 공적 메시지와 이스라엘에 대한 사적 메시지의 차이에 대해 "미국이 편향되고 정직하지 못한 행위자라는 역내 인식에 기여한다"면서 "최악의 경우 미국 국익에 해가 된다"고 말했다.
메모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은 인정하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에 따른 인명 피해 규모는 용납하기 어렵다면서 "높은 민간인 사망 수치에 대한 미국의 관용은 미국이 오랫동안 옹호한 규칙 기반의 국제질서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온다"고 했다.
폴리티코는 '민감하지만 기밀에서 해제됐다'고 적힌 이 메모에 대해 얼마나 많은 국무부 직원이 서명했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국무부에는 정책 문제에 대한 이견을 표명할 수 있는 채널이 있으나 이 메모가 실제 이 채널에 제출됐는지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다만 이 메모는 현재 국무부의 중간 간부 이하 외교관들의 정서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이 메모는 중동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두 명의 직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조시 폴 국무부 정치군사국의 의회 및 대외 업무 담당 과장은 지난달 미국 정부가 도덕적 검토 없이 이스라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항의하며 사표를 제출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당한 이스라엘의 자위권 조치를 옹호하면서도 군사 작전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는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의 작전은 이스라엘이 결정할 문제라며 공개적으로 군사작전에 대한 비판은 삼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