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 각지에서 출몰하고 있는 빈대(bedbug)가 기존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것으로 파악되면서, 방역당국이 대체 살충제 사용을 검토 중이다.
질병관리청은 6일 오후 서울역 스마트워크센터에서 방역 전문가, 해충 방역업체 관계자들과 국내 빈대 발생현황 관련 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주로 발견되고 있는 빈대는 반날개빈대 및 일반 빈대인데, 지금까지 써온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의 박멸 효과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외국의 경우, 이미 비슷한 '저항성 문제'로 대체 살충제가 사용되고 있다며, "환경부와 대체 살충제 사용을 적극 협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빈대는 1960년대 새마을 운동,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을 계기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이후로는 거의 보고되지 않다가 지난 9월 대구 계명대 기숙사 등을 시작으로 수도권 고시원 등 공중숙박·위생시설 등에서 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상태다.
당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잦아들고 출·입국 빗장이 풀리면서, 여행객 중심으로 해외유입 추정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빈대는 야간 인체 흡혈로 수면을 방해하고 2차 피부감염을 유발하긴 하나, 감염병을 매개하지 않아 그간 감염병예방법 상 관리대상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때문에 정보와 연구가 제한적이란 게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정부는 최근 증가추세를 고려해 7일부터는 빈대 발생 현황을 전국적으로 파악해 대처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환경부·보건복지부 등 10개 관계부처는 합동대책본부를 꾸려 지자체별 상황이 취합되는 대로 빈대 확산 방지를 위한 현황판을 만들고 방제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질병청은 "방제전문가 및 방역업체와 협력을 통해 빈대 발생 방제요청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국내 수집 빈대의 종(種) 분류 및 특성 분석을 실시할 것"이라며 "살충제 효과성에 대한 감시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