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규 시즌을 2위로 마친 KT는 PO부터 포스트시즌을 시작했다. 정규 시즌 4위에 그쳐 와일드 카드 결정전부터 준PO까지 4경기 전승을 거둔 NC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다퉜다.
KT는 5전 3선승제 PO에서 NC에 1, 2차전을 내주며 궁지에 몰렸다. 하지만 3차전부터 내리 승리를 거두는 리버스 스윕을 달성해 극적으로 한국시리즈에 안착했다. 창단 첫 통합 우승을 달성한 지난 2021년에 이어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KT는 이 감독과 맏형 박경수, 필승조 박영현이 대표로 참석해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 감독은 "지난 3월 시즌 전 미디어데이가 생각난다"면서 "LG와 KT를 우승 후보로 많이 예상하셨는데, 그에 걸맞게 시즌을 잘 치렀던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실망하지 않게끔 이 자리에 와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T의 홈 구장인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KT가 통합 우승을 이룬 2021년에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이 감독은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첫 한국시리즈이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들과 함께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감독은 7전 4선승제 한국시리즈가 마지막 7차전까지 이어질 거라 예상했다. 그는 "야구는 마라톤이라 생각한다"면서 "42.195km의 마지막 도착점은 한국시리즈 7차전일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1차전에서 반드시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 그만큼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데 이 감독은 고영표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그는 "저희가 무슨 생각이 있겠나. 로테이션상 고영표다"라면서 "깜짝 발표를 하려다가 순리대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안방 마님' 장성우에 대한 믿음이 두터워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는 "PO에 임하느라 LG의 도루에 대한 대비책을 따로 준비하진 못했다"면서도 "PO에서 장성우의 도루 저지 능력을 모두 보셨을 거라 생각한다. 장성우를 믿고 가려고 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PO에서 중심 타선이 침묵했다는 점이 다소 불안 요소다. 하지만 이 감독은 "중심 타선이 LG를 상대로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경기 감각에서는 LG보다 위에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을 하진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계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정규 시즌 1위 팀이기 때문에 걱정이 많다"면서 "투타 조화가 잘 이뤄졌고, 주루와 수비 등 경계할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모든 걸 경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발은 약하다고 볼 수 있지만 필승조가 7~8명이고, 컨택이 좋은 타자도 많다"고 강조했다.
KT 역시 탄탄한 마운드를 갖춘 만큼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이 감독은 "PO는 5차전이기 때문에 단기전이라 생각했지만, 한국시리즈는 7차전이라 섣불리 하기 힘들 것 같다"면서 "LG 타선이 워낙 막강해서 시즌 때도 불펜이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3~4명으로 선발진을 운영해야 하는데, 최대한 갈 수 있을 만큼 가야 한다. 선발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시리즈는 추운 날씨에 진행돼 여러 변수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 감독은 "어제까지는 날씨가 좋았는데 내일부터 추워진다고 하더라"면서 "강속구 투수를 보유한 팀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두 팀의 한국시리즈 1차전은 오는 7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KT가 PO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마법을 부릴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