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SK 최태원 이혼소송 항소심 개시…노소영 직접 출석

SK그룹 최태원·노소영 이혼 소송 항소심
9일 변론준비기일…통상 당사자 안 나오지만
노소영 관장, 직접 출석 의사 밝혀…입장 밝힐까?
항소심 맡은 2심 재판부, 재산분할 엄격히 따질듯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의 항소심이 9일 변론준비기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개시된다. 1심 선고 이후 11개월 만이다.

통상 변론준비기일 절차에는 당사자들이 출석하지 않지만 노소영 관장은 직접 법원에 출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을 앞두고 노 관장이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변론준비기일임에도 노소영 직접 출석 예정…입장 밝힐까?


26일 오후 경기 파주 탄현면 동화경모공원 노태우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故노태우 전 대통령 2주기 추모식' 에 참석한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새르더해이 이슈트반 주한헝가리대사(왼쪽)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인사나누고 있다. 파주=황진환 기자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가사2부(김시철 부장판사)는 오는 9일 SK그룹 이혼 소송의 첫 재판 절차인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지난해 12월 6일 1심 선고 이후 11개월 만이다.

이날 변론준비기일에는 노소영 관장이 직접 모습을 드러낼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는 형사재판과 달리, 민사나 가사소송에서는 당사자들은 대부분 법정에 출석하지 않는다.

하지만 노 관장은 항소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날 법정에 직접 나가겠다는 의사를 변호인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례적인 법정 출석인 만큼 항소심에 임하는 심경이나 각오 등을 밝힐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노 관장은 이혼소송 1심 판결 이후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예상 못한 (판결) 결과이다. 그래도 가정을 지키려고 끝까지 노력했다"라고 밝힌 이후 특별한 입장을 내놓은 바 없다.

앞서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는 지난해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로 1억 원과 재산분할로 665억 원의 현금을 지급하고 이혼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노 관장 측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 주식 중 42.29%에 대한 재산 분할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노 관장은 인터뷰에서 "외부로 드러난 5조 원 가까이 되는 남편 재산에서 제가 분할받은 비율이 1.2%가 안 된다"라며 "34년의 결혼 생활 동안 아이 셋을 낳아 키우고, 남편을 안팎으로 내조하면서 그 사업을 현재의 규모로 일구는데 제가 기여한 것이 1.2%라고 평가받은 순간, 금액보다도 그동안 저의 삶의 가치가 완전히 외면당한 것 같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항소심을 앞두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자녀 모두가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탄원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혼소송' 항소심 9일 본격 시작…재산분할 엄격히 따지나


최태원 SK회장. SK그룹 제공

노 관장이 즉각 항소한 가운데 서울고법 가사2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 양측에 1988년 결혼 당시 보유했던 재산은 물론, 이후 20년이 넘는 혼인기간에 취득하거나 처분한 재산 내역을 설명하는 자료를 내라고 요구했다. 분할 대상 재산을 엄격히 살펴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재판부가 양측에 가족 5명을 제외한 '제3자'에게 지출한 금전 내역도 공개하라고 요구한 점이 눈에 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슬하에 2녀 1남, 총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사실상 최 회장의 동거인으로 지목된 김희영 씨에게 쓴 금전 내역이 있다면 이를 제출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혼인기간 중 '부정행위'에 따른 재산 감소분이 있다면 향후 재산분할 비율을 산정할 때 반영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특히 이 재판부는 올해 1월 다른 이혼 소송에서 부부의 재산을 50% 대 50%로 분할하라고 판결한 1심 판결을 깨고 외도 행위로 소송을 당한 유책 배우자의 몫을 5%포인트(p) 낮췄다. 반대로 소송을 낸 배우자의 몫을 5%포인트(p) 높여 재산분할 비율을 55% 대 45%로 조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2년 동안 부정행위 상대방에게 수천만 원을 송금하거나 함께 소비한 사정을 분할대상 재산의 범위나 분할 비율 등에 반영해야 한다"며 "피고가 부부공동재산을 유출시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하면 1심이 인정한 피고의 재산분할 비율 50%는 너무 높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SK그룹 역시 노 관장을 상대로 적극적인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5월 SK이노베이션은 노 관장이 운영 중인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지난 2000년 12월 워커힐 미술관을 계승해 재개관한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 4층에 자리를 잡았는데, SK가 건물에서 나갈 것을 요구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4년 전에 임대차 계약이 끝난 아트센터 나비 공간을 비워달라"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 관장은 최 회장의 동거인으로 알려진 김희영 씨를 상대로도 위자료 소송을 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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