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가 포스트시즌 탈락 위기에 놓였던 KT 위즈를 구했다.
고영표는 2일 오후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곁들이며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를 펼쳐 KT의 3-0 승리를 견인했다.
3선승제 시리즈에서 먼저 2패를 당했던 KT는 고영표의 눈부신 활약에 힘입어 1승을 만회,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된 NC의 포스트시즌 6연승 행진에는 제동이 걸렸다.
고영표는 세 시즌 연속 정규리그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KT의 주축 선발투수다. 올해는 28경기에서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올 시즌 국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이닝(174⅔이닝)을 소화하며 높은 팀 공헌도를 자랑했다.
KT는 수원 홈 2연전에서 믿었던 외국인 선발 원투펀치가 무너지면서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고영표는 달랐다. 특히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흔드는 체인지업이 강력했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탄탄한 타격에 힘입어 무패 행진을 달리던 NC를 흔들었다.
고영표가 6회까지 잡아낸 아웃카운트 18개 가운데 무려 절반인 9아웃이 땅볼에서 비롯됐다. 땅볼 유도 능력이 좋다는 것은 곧 장타 억제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지난 2경기에서 실책이 많았던 KT 내야진은 이날 안정된 수비로 고영표와 찰떡호흡을 이뤘다.
고영표가 NC 타선을 꽁꽁 묶는 사이 KT 타선은 대포 2방을 쏘아올려 반격의 서막을 알렸다. 1차전 막판 만루홈런의 주인공 배정대가 2회초 선제 결승 투런포를 쳤고 7회초에는 문상철이 쐐기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불펜도 힘을 냈다. 손동현과 박영현이 각각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9회말에는 마무리 김재윤이 등판해 실점 없이 승리를 지켰다. NC는 9회말 선두타자 박민우의 안타로 희망의 불씨를 되살렸지만 김재윤은 후속타를 막아내고 경기를 끝냈다.
NC 선발 태너 역시 6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지만 NC 타선은 KT 마운드에 막혀 5안타 빈공에 그쳤다. 양팀의 4차전은 3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