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디자인 2023'의 주제 전시 '현명한 동거'를 기획한 정구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말이다.
이번 전시는 아티스트, 배우, 건축가, 요리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24명의 애장품을 한 자리에 모았다. 모두 신중하게 선택하고 오래도록 쓰고 있는 물건들이다.
유이화는 "백자의 자태가 아름답기도 하지만 백자를 닮은 건축을 하고자 했던 아버지와의 소중한 추억을 되새기게 된다. 언젠가 물려받게 될 딸의 백자항아리에는 무엇이 담겨 있을지 상상해본다"고 했다.
씨엘은 "단순히 오래 사용한 물건이 아니라 저의 지나온 시간을 담고 있고 쓸수록 더욱 소중해져 저만의 이야기가 담긴 특별한 물건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연극 '햄릿' 공연에 출연했던 손숙, 김성녀, 윤석화와 함께 가방을 맞췄다"는 박정자는 "세상에 하나씩밖에 없는 가방을 받아들고 다들 행복해했다. 단언컨대 에르메스보다 더 멋지다"고 했다.
전시를 기획한 정구호 디렉터는 백동 함을 골랐다. "충동 구매하고 쓰지 않는 것들이 많아져 수납할 상자나 함 같은 류를 좋아한다"는 그는 "백동 함은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 풍요로움을 주는 물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12번의 옻칠 과정을 거쳐 완성한 체(노영희 요리사), 외할머니가 쓰던 옷싸개(서영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폐방화복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가방(오세훈 서울시장), 바다쓰레기 랜턴(유남권 작가) 등이 출품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