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김포공항 찾아 "장애인도 비행기 타고 싶다"

전장연 "장애인에게 비행기는 여전히 높은 장벽일 뿐"
"해외 항공사는 전동휠체어 이용자 전용 좌석 있어"
"휠체어 탄 채로 기내 장애인용 화장실 이용하는데 제약"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연합뉴스

버스, 지하철의 장애인 배제·차별 문제를 지적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이번에는 장애인의 '비행기 이동권'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김포공항을 찾았다.

1일 전장연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에서 선전전을 진행한 후 김포공항으로 이동해 기자회견을 열고 "비장애인에게 비행기는 물리적 거리의 이동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이동수단이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장벽일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장애인 이동권 기다리란 말은 이제 그만, 지금 당장 보장하라'라는 팻말을 목에 건 이들은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의 각 항공사는 장애인이 비행기에 탑승하는 데 정당한 권리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차례 휠체어를 갈아 타야만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거나 전동휠체어의 종류에 따라 탑승을 제약당하기도 한다"며 "마치 범죄자라도 된 것처럼 자신의 전동휠체어에 대해 상세히 보고해야 탑승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장애인 승객용 서비스가 충분치 않다고도 했다. 이들은 "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좁은 비행기 좌석 탑승과 그 이동을 위해 별도의 기내용 수동 휠체어로 바꿔 타야만 한다"며 "이 경우에도 보조 장치인 호이스트 등의 설비가 마련되지 않아 승무원이 직접 장애인 당사자의 신체를 옮기는 등 탑승 과정에서 부상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항공사에서는 전동휠체어에 탄 채로 좌석을 이용할 수 있는 전동휠체어 이용자 전용 좌석을 마련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국내 항공사는 해당 시설이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휠체어에 탄 채로 기내 장애인용 화장실을 이용하기에는 화장실이 너무 좁고 실질적 이용에 제약이 있어 장애인들이 장거리 이동에서 생리적 문제를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이날 장애인이 집에서 출발해 공항까지 이동하는 데 대한 어려움도 말했다.

그는 "비장애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하지만, 우리는 지하철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며 "공항 버스는 불행히도 1대도 이용할 수 없다. 특별교통수단이 있어 서울에서 신청하면 인천공항까지는 가지만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오는 방법은 막혀있다"고 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비행기 이동권 보장'을 위해 △휠체어 접근 가능한 기내 편의시설 확보 △이용자 체격 고려한 기내용 휠체어 종류 다양화  △좌석간 거리 넓은 좌석 무료제공 및 와상 장애인 좌석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한국공항공사를 찾아 '한국공항공사 사장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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