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1일 국회 상임위원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태원 참사·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의대 정원 확대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선 뒤 상임위원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17개 상임위원회 위원장들이 참석했다.
간담회 시작에 앞서 윤 대통령은 "국회에는 세 번째 왔습니다마는 우리 상임위원장님들을 이렇게 다 같이 뵙는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며 "정부의 국정운영, 또는 국회의 의견, 이런 것에 대해서 말씀을 잘 경청하고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상임위원장들은 각 상임위와 연관된 현안을 설명하며 이에 대한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민주당 소속 김민기 국토교통위원장은 '서울 양평 고속도로 종점변경 특혜 의혹'을 언급하고 "윤 대통령께서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며 "대통령께서 직접 입장을 밝혀 논란을 해소해 주시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전세사기와 관련해 "작년 여야 합의로 제정된 특별법이 시행 중이나 여전히 피해자 선정과 지원에 사각지대가 있다"며 "선 구제·후 구상권 청구 등 제도 보완 입법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선 최근 1주기를 맞은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법사위에 계류 중인 이태원참사특별법 통과를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김교흥 행안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손을 한 번 잡아주시면 그분들 가슴이 봄눈 녹듯이 녹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참사가 났을 때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 서울 치안의 최고 책임자인 서울경찰청장이 또 유임됐다"며 "참사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여가부 폐지 정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당 소속 권인숙 여가위원장은 "가족 분야를 제외한 예산, 특히 청소년·여성폭력 지원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며 "이는 국정과제와 배치될 뿐만 아니라 피해자 보호를 외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가부 장관이 장기간 공백 상태인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인사청문회와 부처 업무에 성실히 임할 후보자를 지명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최근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 "정부 의지와 함께 여야 협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소속 신동근 보건복지위원장은 "최근 발표된 필수 의료 혁신 전략에서 의대정원 수, 지역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한 공공의대 설립, 지역의사제 등 여러 문제가 함께 논의되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