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30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NC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 시즌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5 대 9로 패했다. 1 대 9로 뒤진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배정대기 만루 홈런을 터뜨렸음에도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결국 kt는 역대 포스트 시즌에서는 만루 홈런을 치고도 패한 두 번째 팀이 됐다. 최초는 지난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준PO 3차전에서 최정의 만루 홈런에도 NC에 6 대 7로 무릎을 꿇은 SSG다. 올해 포스트 시즌에서 무려 두 번이나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된 것.
이날 kt는 경기 초반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3이닝 6피안타 2탈삼진 2사사구 7실점으로 무너졌고, 수비에서는 치명적인 실수가 여러 차례 나오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쿠에바스는 1 대 4로 끌려가던 4회초 무사 2, 3루에서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내준 뒤 엄상백과 교체됐다. 하지만 엄상백은 지난 8월 골절상 이후 69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탓에 영점이 잘 잡히지 않았다. 뒤이어 등판한 이상동 역시 NC 타선의 기세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고, kt는 4회에만 총 4실점을 하며 분위기를 내줬다.
경기 후 kt 이강철 감독은 "NC에서 좋은 선발 투수가 나왔다"면서 "우리도 1선발을 내보냈지만 초반 실점으로 주도권을 빼앗긴 바람에 분위기를 내줘 패했다"고 총평했다. 이날 쿠에바스의 활약에 대해서는 "1회에 힘이 너무 들어간 탓에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kt는 쿠에바스가 일찌감치 강판된 탓에 불펜진을 총동원할 수밖에 없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엄상백, 이상동, 손동현, 주권, 박영현, 김영현, 김민 등 총 7명의 불펜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이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최대한 막고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불펜 싸움은 끝까지 간다는 계획이어서 좋은 투수들을 썼다"면서 "경기 감각도 생각해서 투구 수는 20개 안으로 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가뭄의 단비 같은 한 방이 터졌다. kt는 2사 만루 상황에서 배정대의 만루 홈런이 폭발해 체면치레를 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2차전에 대한 희망을 살리는 한 방이었다. 이에 이 감독은 "그래도 타자들이 조금씩 맞기 시작하는 것 같다"면서 "마지막 만루 홈런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kt는 오는 31일 같은 장소에서 NC와 PO 2차전을 치른다. kt는 웨스 벤자민, NC는 신민혁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kt가 1차전 패배를 딛고 반등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