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은 그룹 샤이니(SHINee)의 막내이자, 솔로로는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한 태민이 2년 5개월 만에 새 미니앨범 '길티'(Guilty)로 돌아왔다. 앨범과 타이틀곡 제목 모두 '유죄의' '죄책감' 등의 뜻을 지닌 '길티'다. 티저 영상과 사진에서 나타난 위험하면서도 아슬아슬한 분위기는 '길티'라는 콘셉트 안에서 설명 가능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태민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된 이야기를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에서 태민의 미니 4집 '길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MC는 코미디언 유재필이 맡았다. '성장'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태민은 "지금까지 태민 하면 생각나는 아이덴티티(정체성)와 클리셰(전형)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 색깔을 아울러 담아낸 앨범이자 곡"이라고 소개했다.
데뷔곡인 '괴도'(Danger)부터 '프레스 유어 넘버'(Press Your Number) '무브'(MOVE) '원트'(WANT) '크리미널'(Criminal) '이데아'(IDEA:理想) '어드바이스'(Advice)까지 태민은 뚜렷한 콘셉트와 퍼포먼스가 강조된 곡으로 대중 앞에 섰다. 이번 타이틀곡 '길티' 역시 콘셉추얼한 곡이긴 하지만, 이제까지와는 다른 점이 있다. 이를 표현하는 주체인 태민의 캐주얼함이 강조됐다는 점이다.
원래 '길티'는 태민이 입대 전 마지막으로 낸 미니 3집 '어드바이스' 앨범에서 동명의 타이틀곡과 경쟁한 곡이었다. 여성 음역으로 설정된 곡이어서 태민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곡이었다. 비록 그때 정식 발매되진 않았지만 태민은 계속 이 곡에 미련을 두고 있었다. 그는 "제가 나와야 하는 때(발매 시기)가 있는데, 오히려 이 곡('길티')을 가다듬어서 만드는 게 더 효과적이겠다 싶었다"라고 부연했다.
워낙 '길티'를 좋아한 나머지, 태민은 샤이니 멤버들에게 이 곡을 해 보자고 제안한 적도 있다고. 하지만 멤버들은 이 곡은 태민에게 어울린다고 고사했고 결국 '하드'(HARD)라는 곡으로 컴백하게 됐다.
'길티'는 자기 중심적인 사랑을 강요하는 화자가 등장한다. 태민은 "이기적인 사랑으로 상대방을 아프게 하지만 '이게 내 사랑 방식이다' '이게 우리의 사랑이다' 하고 강요하는 그런 가사 내용"이라고 말했다. 30인조 스트링 사운드가 담겨 웅장한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금기를 깬다는 것, 이번 앨범에서 가장 잘 표현된 부분이 바로 포인트 안무다. 배 쪽에서 시작해 옷 속으로 손을 넣어 목을 잡는 안무는 티저 영상으로 공개됐을 때부터 큰 화제가 됐다. 태민은 "이 부분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딱 정확히 보여준 부분"이라고 꼽으며 "사람의 속살을 보여준다는 건 사실 조금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 그러면서도 궁금할 수도 있다"라고 운을 뗐다.
안무가 캐스퍼 등과 공동 작업하며 표현 수위를 끊임없이 논의했다. 태민은 "사실 이 부분을 되게 부담스럽다고 느끼신 분들도 분명히 계실 수 있지만, 제가 느꼈을 때 어느 정도는 많은 분들이 합리적으로 '멋있는데' 하고 느끼실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본다. 조금 더 갔으면 과했을 수도 있고, 또는 내가 아니라 다른 분들이 하면 또 다른 느낌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제가 했을 때 조금 더 아슬아슬한, 딱 가기 직전까지 보여준 부분이 아닌가 싶다"라고 바라봤다.
뮤직비디오 내용이 다가가기 쉽지는 않다. '길티'라는 본뜻을 잘 표현했다고 할 만큼 위험과 불안이 도사리고 있다. 태민의 설명에 따르면, 뮤직비디오 속 태민은 절대적인 감시자가 있는 상황에서 강제로 친구들을 해하게 된다. 본인 때문에 친구들이 다 사라지게 됐음을 깨닫고 충격받은 태민은 끝내 빌런이 된다.
소년미의 비결이 무엇인지 질문이 나오자, 태민은 "정말 좀 엉뚱한 답변이 될 수도 있는데 인슐린 저항! 인슐린 수치가 높아지면 노화가 빨리 온다고 한다. 자외선을 많이 쐬지 말고 선크림을 잘 발라야 한다. 자주 음식을 먹기보다는 공복을 유지해야 한다"라고 답해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 "제 주변 분들이 되게 많이 동안이시다. 우리 멤버들을 포함해서 스태프분들도 그렇고, 그 우물 안에 있다 보니까 닮는 게 아닐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언제까지 소년미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관한 질문에는 "저는 한 47살 정도? 소년미라는 건 얼마 안 남았을 거다. 한 3년 정도까지? 사실 지금도 왔다 갔다 하고 싶다. 소년과 알파메일을 아우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열심히 관리도 받고 의학의 힘을 좀 빌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답해 다시금 웃음을 자아냈다.
타이틀곡 '길티'와 '더 리즈니스'(The Rizzness) 외에 '쉬 러브스 미, 쉬 러브스 미 낫'(
She Loves Me, She Loves Me Not) '제자리'(Not Over You) '오늘 밤'(Night Away) '블루'(Blue) 등 4곡은 듣기 편한 곡으로 꾸렸다고 태민은 밝혔다. 기존 솔로 앨범보다 더 듣기 편한 노래가 많고, 더 '팝스럽다'고 전했다. 앨범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점이라고 했다가 만점인 10점으로 고치고는 "투피엠(2PM) 형들이 생각나는 말이네요"라며 웃었다. 참고로 2PM의 데뷔곡이 '10점 만점에 10점'이다.
태민은 "아직까지도 이 아이돌 시장에서 현역으로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 아직까지 사랑을 받는 것 자체가 진짜 감사"하다면서 "내가 이런 삶을 살 수 있게 허락해 준 누군가와 무언가에 너무 감사하다. 저라는 사람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너무 많이 체감했던 한 해였던 것 같다"라고 2023년을 돌아봤다.
"앞으로도 샤이니와 태민의 행보 지켜봐 주시고 '길티' 대박 나라고 마음속으로 응원해 주시길 바라겠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남긴 태민의 미니 4집 '길티'는 오늘(30일) 저녁 6시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