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현희 씨가 전청조로부터 받은 벤틀리 등 고가의 선물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지난주 재혼소식과 함께 사기 논란에 휩싸이면서 그가 받은 명품들을 환수해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남 씨가 받은 선물 중 하나인 벤틀리 베타이가의 가격은 약 3억 원이며, 수백만원대 명품 핸드백도 선물받은 것으로 알려진다.
30일 펜싱 전 국가대표 선수 남현희(42) 씨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도 피해자라고 심적 고통을 호소하며 명품 선물을 받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먼저 남 씨는 명품 선물을 받은 이유가 전 씨로부터 '품위 유지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 씨는 "처음부터 명품을 계속 사줬다. 명품으로 전체 치장하는 게 적응이 안 됐는데, (전 씨가) 사업 제안을 했을 때 상위 0.01%의 고위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펜싱 사업이기 때문에 집도 시그니엘에 와서 살아야 (한다고 했다)"면서 "(전 씨가) '100억 시그니엘' 집을 제 명의로 해준다고 해서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씨가) 저보고 이해가 안 간다고 (집을) 해준다고 하는데도 왜 안 받냐고 (그랬다)"면서 "상위 0.01%의 학부모님들을 만나고 대면을 하려면 옷을 명품을 꼭 입어야 된다고 했다. 차도 고가의 차를 타야지 엄마들 사이에서 말이 안 나온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남 씨는 명품 선물을 SNS에 올린 이유도 전 씨의 요구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한테 계속 선물을 사주는데, 제가 계속 거부를 하면 본인이 쇼핑하고 온다고 하고 엄청 많은 명품을 사서 그냥 세팅을 해놨다"며 "제가 (SNS에 선물을) 안 올리니까 왜 안 올리냐고 (했다). 그런데 그때는 이미 좀 가까운 친구가 됐을 때였다"고 말했다.
실제 남 씨는 지난 8월 7일 자신의 SNS에 약 3억 원의 벤틀리 차량 사진을 올리면서 "고마워 조조(Thank you jojo)"라는 글을 썼고 800만원대 디올 핸드백, 70만원대 뱅앤드올룹슨 헤드폰 등 고가의 선물 사진도 올린 바 있다. 해당 게시물들은 남 씨가 SNS 계정을 삭제하면서 더 이상 확인할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남 씨가 받은 선물을 처분해 피해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도 나온다.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원은 지난 29일 SNS에 남 씨가 차량을 팔았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원치 않은 선물을 받았다고 범죄 수익으로 산 물건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며 "받고 싶지도 않은 선물 모두를 (처분해) 사기 피해자의 고통을 해소시키는 것은 어떨까"라고 썼다.
그는 남 씨가 사기사건 공범이라며 전 씨 일당과 함께 수사해야 한다는 취지의 진정서를 지난 27일 서울경찰청에 제출하기도 했다.
누리꾼들은 "(환수 뒤 피해보상을) 격하게 동의한다", "벤틀리 중고로 팔아서 기부해라", "피해자들에게 돌려 줘야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는 남 씨가 공범으로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니 수사결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을 냈다.
전 씨의 선물들이 사기로 뜯어낸 돈으로 마련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면서 일부 사기 피해자들과 누리꾼들 사이에서 해당 선물을 모두 몰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범죄수익 등의 몰수)는 범죄수익에서 나온 재산은 몰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다만 몰수대상재산이 타인에게 귀속되어 있는 경우는 몰수가 어렵고 그 타인이 범인의 범죄 정황을 알면서도 재산을 취득했을 때는 몰수가 가능하다. 즉 수사기관이 남 씨와 전 씨의 관계를 공범관계로 보느냐 여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남 씨의 공범 혐의가 입증돼도 몰수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사기 수익은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돈으로, 국고에 귀속되는 '몰수' 개념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남 씨는 전 씨에 대해 '악마'라고 지칭하며 자신의 친척 중에도 사기 피해자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성전환을 한 전 씨와의 성관계로 임신한 것에 대해 이상하지 않았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P호텔에 막내아들이 있는데 태어날 때부터 (정신적으로) 정상적이지 않아서 그 친구가 성인이 되고 그거(고환)을 이식을 시켜줬다고 했다"며 "불가능한 거라고 느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도 대기업이니까 의학적으로 그런 부분에 대해 더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답했다.
경찰은 남 씨를 속이고 거짓으로 투자를 받는 등 사기 혐의를 받는 전 씨에 대해 "집중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씨에 대한 신병확보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