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월 '우리'(OO-LI)라는 이름의 월드 투어를 개최해 팬들을 만난 우즈가 앙코르 투어 '우리 인 서울 앤드'(OO-LI in Seoul and)로 5개월 만에 국내 콘서트를 재개했다. 공연장도 장충체육관에서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으로 크기를 키웠다. 조승연은 내일이 없는 것처럼 에너지를 쏟았다.
29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우리 인 서울 앤드' 서울 마지막 날 공연이 열렸다. 그동안 여러 장의 솔로 앨범으로 다채로운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준 우즈. '우리' 투어 서울 공연이 그랬듯, 이번 앙코르 공연 또한 중추가 되는 것은 록이었다.
90년대 펑크 메탈 사운드를 우즈만의 스타일로 풀어낸 '후 노우즈'(Who Knows)에서 댄서들은 헤드뱅잉을 형상화한 것 같은 안무를 선보였다. 앉아서 고음을 쏘아 지르는 우즈에게서 '록스타'의 기운을 느꼈다. 세련된 분위기가 짙은 전반부로 호기심이 동했던 '키스 오브 파이어'(Kiss of fire)는 뒤로 갈수록 묵직해지는 베이스 사운드의 존재감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우즈의 공연이 처음부터 끝까지 '강-강-강'으로 달리는 록 콘서트는 아니었다. 팬들과의 교감이 눈으로 보이는 순간이 있었다. 눈빛, 표정, 손짓과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하며 열광한 팬들과는 오랜 시간 합을 맞춘, 훌륭한 파트너 같았다. 우즈가 "이 노래에서 안 놀면 후회한다"라고 예고했던 '방아쇠'(Trigger) 무대에서는 팬들도 기다렸다는 듯 일어났고, 우즈도 흥이 난 듯 점프하면서 무대를 가르고 다녔다. '터벅터벅 걸어오는' 가사를 최소 3번은 반복했다.
오직 밴드 라이브와 우즈의 목소리만으로 완성한 '웨이팅'(WAITING) 무대는 말 그대로, 가수의 목소리와 가창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었다. 가운데 상단에 있던 4분할 화면은 우즈의 앞, 옆, 뒷모습까지 모두 담아내 온라인 중계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멀티뷰를 물리적으로 구현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체이서'(Chaser)에서는 이 화면에 밴드 멤버 4인을 비췄다.
힘을 빼고 더 편안하게 즐길 만한 곡도 잊지 않고 나왔다. 예를 들어 '멀티플라이'(Multiply). 서로의 사랑을 곱해(multiply) 더 큰 사랑을 키워나가자는 가사처럼, 마음을 살랑거리게 하는 노래였다. 잔잔한 조명과 어우러진 후반부 건반 연주는 놓치면 안 될 포인트다.
앙코르 공연에서 우즈가 준비한 선물은 두 개의 미공개곡이었다. 우선 '러브 유어 라이즈'(Love Your Lies)는 통기타 연주를 중심으로 우즈가 목소리를 얹은 무대를 선보였다. 객석의 모두가 숨소리마저도 조절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노래와 기타 소리만이 공연장을 메우는 풍경이 이채롭고 동시에 반가웠다.
또 다른 곡 '암네시아'(AMNESIA)는 후반부에 배치됐다. 기타를 두르고 나온 우즈는 낮은 톤으로 기타 연주를 시작했다. 보컬은 몽환적이었다가, 후반부에 폭발하는 지점이 있었다. '우우~' 하는 허밍으로 잔잔하게 시작해 드럼 연주가 두드러졌던 '저니'(Journey)를 마지막으로 본 공연이 끝났다.
우즈가 7개 국어를 하는데 그게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포르투갈어 잘생겼어 멋있어'라고 한 팬도 있었다. 이 밖에도 우즈는 '나 오늘 집에 안 갈 거야' '조승연 콘서트 믿고 와요 I am 신뢰에요' 'OK Next 공연도 보러 갈게 WOODZ I am 신뢰에요' '암네시아 미발매=국가적 손해' '넌 내 라이프, 난 니 와이프' 등 많은 문구를 읽었다. '승연이 단점 : 날 못 가짐'이라는 문구를 읽고 나서는 팬을 바라보며 "못 가졌다고 생각하나?"라고 해 어떤 때보다 높은 비명을 돌려받았다.
앙코르를 기다리는 동안 무즈(공식 팬덤명)는 '안녕이란 말도 함께'(Hope to be like you) 떼창 이벤트를 벌였다. 또한 '고마워 승연아 우리에게 와 줘서'라는 손팻말을 들고, 다시 만나자는 내용의 카드 섹션을 펼쳤다. 우즈는 "우리는 다시 만나자가 아니라 영원히 만나자가 맞지, 안 그렇습니까?"라며 "내가 제일 사랑하는 무즈! 고맙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라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다시 돌아올게요. 그때까지 건강히 계세요, 알았죠? 사랑합니다!"
우즈는 11월부터 오사카, 나고야, 요코하마, 타이베이, 런던, 파리,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휴스턴, 애틀랜타, 뉴욕, 방콕 등 14개 도시에서 앙코르 투어를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