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유가족 "정치집회? 모욕감…尹, 초청한 마음 묵살"[한판승부]

일상이 멈춘 1년, 아이들의 '빈 자리'가 제일 힘들다
마약·음주때문에 참사? 제일 불명예스런 2차 가해
이상민, 유족과 전혀 소통않고 언론 플레이만… 불신
尹, 1주기 추모식 불참? 행사 전까지 변화하길 기대
尹 이태원특별법 거부권 행사시, 정부 은폐의도 확실
대통령 진심을 알고싶다…1주기 메시지 꼭 남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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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누군가에게는 벌써 10월의 끝자락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멈춘 채로 다시 10월의 그날입니다. 지난해 15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10.29 이태원 핼러윈 참사. 이틀 뒤면 1주기를 맞게 됐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대책회의는 지난 16일부터 29일까지를 집중추모기간으로 선포를 했고 서울광장 그리고 이태원 일대에서 추모활동 이어가고 있는데요. 또 동시에 정부와 여당을 향해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자세한 이야기,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님과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위원장님, 어서 오십시오.

◆ 이정민> 반갑습니다.

◇ 박재홍> 안녕하시냐, 잘 지냈냐 이런 말씀보다 지난 1년간의 시간 어떻게 겪어 오셨는지, 지나오셨는지 여쭙습니다.

◆ 이정민> 가장 힘들었던 건 빈자리예요. 같이 항상 채워지고 있던 자리가 비워져서 그 공허함을 채우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제 자신도 그 일상에서 멈춰버린 상태고요. 모든 제 주변에 그 참사 이전에 이루어져 왔던 모든 관계들이 다 끊어져버리고 그냥 그 상태에서 머물러 있는 그런 시간들이었기 때문에 지난 1년이 참 고통스럽고 힘들었습니다.

◇ 박재홍> 위원장님이 따님을 참사에서 잃으신 거고 당시 따님이 주영 씨, 당시 28살. 여전히 따님의 빈자리…

◆ 이정민> 그렇죠. 식탁에서도 그 한 자리가 항상 비어 있고 소파에서도 항상 비어 있고 방도 그대로 두었는데 그 방도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항상 빈자리에. 사람이 있지 않으면 굉장히 방이 공허하고 참 허전하거든요. 그런 것들이 느껴질 때마다 많이 좀 힘들고 아픕니다.

◇ 박재홍> 위원장님 혼자만의 아픔도 여전히 힘드실 텐데 올해 4월부터 유가족 대표를 맡고 계세요. 그게 또 나서시는 게 쉽지 않은 일 아닙니까? 어떤 마음으로 하게 되셨는지.

◆ 이정민> 처음에는 굉장히 많이 망설였습니다. 제가 사실 저희 어머니가, 노모가 계신데 손녀딸이 이렇게 된 걸 모르고 계세요.

◇ 박재홍> 그러세요?

◆ 이정민> 아직도 모르고 계시거든요. 그래서 제가 전면에 나서게 되면 많은 뉴스나 이런 카메라에 많이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굉장히 망설였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서 굉장히 망설였는데 저희 가족들이 해야 된다고 그렇게 가족들이 이야기를 해 줘서 그래서 제가 힘을 얻고 나와서. 사실은 이렇게 나오게 된 것은 다른 것보다는 그냥 우리 아이가 이렇게 억울하게 간 것도 참 마음 아프고 고통스러운데 지금 현재의 상황이 너무나 아이들한테 불명예스럽게 그 죽음이 그렇게 왜곡되게 많이 이야기가 되어져서 부모 된 입장으로서 이 아이가 불명예스럽게 되지는 않아야 되겠다라는 마음 때문에 나서서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어떤 부분이 가장 우리 아이들의 죽음을 불명예스럽게 만들까요?

◆ 이정민> 제가 참 너무 황당했고 분노스러웠던 게 이 아이들이 마치 이태원에서 마약을 하고 술을 먹고 이렇게 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라는 이야기들이 굉장히 많이 나돌았었고요.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릴 것은 지금 159명의 아이들 모두가 다 공히 저희가 이야기를 해 보고 하면 그냥 그 느낌을 즐기기 위해서 갔던 겁니다, 거기에는. 그 문화의 느낌을 즐기기 위해서 갔었고 그 시간대가 술을 먹고 있는 그런 시간대가 아닙니다, 그 참사가 일어났던 시간대가. 다국적인 문화를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 그 길을 걸었던 것인데 결국 돌아오지 못한 상태로 되어버린 거죠.

◆ 김성회> 이태원 참사를 겪고 1년이 지났는데 우리 사회가 좀 변했다고 보시는지 이것도 좀 여쭤보고 싶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27일 서울 용산구 참사 현장에 조성된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 이정민> 이 큰 참사를 겪고 난 뒤에 어떤 정부나 대응을 하려고 하는 모습들은 전혀 변함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단지 한 가지 조금 변화가 있다고 느껴지는 부분들은 이런 참사에 대한 아픔이나 이런 것들, 그걸 보신 분들은 마음으로 이렇게 위험한 상황이 있구나 하는 걸 느껴서 예를 들어서 지하철 아침에 출근 시간대 같으면 그전에는 밀집된 상황에서도 그냥 꾸역꾸역 타고 이렇게 했었는데 요즘은 스스로 알아서 많이 밀집되면 안 타고 또 안에서 너무 힘들면 그만 타시라고 너무 힘들다고 이렇게 목소리를 낼 줄 알고.

◇ 박재홍> 압사라는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을 하게 된 것이죠.

◆ 이정민> 그래서 오히려 시민들이 더 그런 의식을 더 많이 가지고 있고 정치권은 전혀 그 의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이제 모레면 1주기에 맞춰서 또 인터뷰집이 출간된다고 하죠.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이 인터뷰집도 위원장님도 함께 참여하신 건가요?

◆ 이정민> 이건, 이 구술집은 형제자매들 위주로 구술집을 만들었습니다. 사실 저희가 참사가 벌어지고 난 뒤에 저희 집도 마찬가지고 다른 집도 마찬가지겠지만 굉장히 부모들이 슬픔에 빠져 있었는데 사실 형제자매들은 그렇게 부모만큼 슬퍼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서운하고. 어떻게 형제자매가 이렇게 됐는데 너희들은 이렇게까지 아무렇지도 않을 수가 있냐, 이렇게 굉장히 원망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 보니까 우리가 깨달았던 게 이 아이들은 슬퍼하지 않는 게 아니라 부모님들의 슬픔을 가중시키지 않기 위해서 자기 슬픔을 참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의 그 슬픔이 훨씬 더 크고 무거웠었는데 그런 마음들을 이 책에,구술집에서 다 녹아내어서 다 이렇게 표현했던 겁니다.
159명의 사망자를 낳은 이태원 참사 1주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16일 서울광장에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운영되고 있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오는 29일까지 집중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매일 저녁 추모 행사를 한다. 추모제, 1주기 다큐멘터리 특별 시사회, 청년 100인의 대화모임 등이 열릴 예정이다. 박종민 기자

◆ 진중권> 유가족협의회에서 오늘부터 31일까지 참사 관련 뉴스 보도의 인터넷 댓글창 닫아달라고 호소하지 않았습니까? 왜 그러신 겁니까?

◆ 이정민> 저희가 10월달에 접어들면서 유가족들이 굉장히 걱정과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 점점 29일이 다가올수록 그 마음의 상처가 훨씬 크고 그때 악몽들이 되살아날 수가 있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서 우리가 이걸 어떻게 잘 극복할까 굉장히 고민을 했었는데. 사실 그래서 저희가 댓글이나 이런 걸 보지 말라고 또 영상이나 이런 걸 보지 말라고 계속 가족들한테 얘기를 하기는 했는데 그 댓글에 제2차 가해나 이런 혐오성 발언들은 너무 계속 그대로 없어지지 않고.

◆ 김성회> 여전히 많은. . .

◆ 이정민> 많은 상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그런 거를 보면 더 가중이 되어서 고통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언론사에 부탁을 해서 댓글창을 좀 닫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부탁을 드린 거죠.

◆ 진중권> 핼러윈은 올해도 찾아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인터넷을 보니까 논쟁 중이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계속되어야 되기 때문에 핼러윈 축제를 해야 된다. 어떤 쪽에서는 그런 참사가 났는데 무슨 축제를 또 한다는 얘기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0.29 이태원 참사를 앞둔 27일 서울 이태원역 인근 상점에서 핼러윈데이 용품이 진열돼 있다. 박종민 기자

◆ 이정민> 저희는 분명하고 명확합니다. 축제는 잘못이 없습니다. 이 사고가 난 것은 그 사고를 막아야 될 책임자들이 자기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지, 그 축제의 잘못으로 된 게 아닙니다. 만약에 축제가 잘못이어서 사고가 난다면 모든 축제를 다 없애야 될 겁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생각하는 건 이태원이라는 공간 자체가 정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다국적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고 젊은이들이 굉장히 그 문화에 심취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공간을 더 활성화시키고 젊은이들에게 자유로움을 더 줄 수 있는 그런 걸 만들어야 되는데 참사가 났다고 해서 이 축제를 없애버리고 이태원이라는 공간을 아주 나쁜 공간으로 인식시키게 만들어서 자꾸 왜곡되게 만들어버리는. 그래서 젊은이들이 정말 어찌 할 바를 모르는. '우리가 여기 가는 게 맞아? 아닌가?' 이렇게 불편함을 주는 오히려 그런 행동들을 이렇게 하는 것들이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이제 오는 주일에 참사 1주기 추모대회가 있지 않습니까? 위원장님이 함께 준비하고 계실 것 같은데 유가족들에게 또 그 참사를 바라보고 함께 애도했던 국민들에게 어떤 시간이 되기를 원하시는지.

◆ 이정민> 저희들은 이 참사 자체가 단지 우리들의 문제는 아니라고 저희는 생각을 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참사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정부의 이런 참사를 막아야 되는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자기의 역할에 대한 부분들을 인지를 제대로 못하고 그렇기 때문에 통렬한 반성도 없고 사과도 없고 면피만 하기에 급급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계속 반복되어지면 참사를 막을 수가 없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제대로 바로잡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이런 참사를 기억을 해야 되고요. 그래서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확실하게 회초리를 들 줄 알아야 되고 그럼으로 해서 또다시 그 자리에 가는 사람들은 항상 긴장을 하고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끔 자기 소명을 다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은 국민들의 몫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함께 이 참사를 좀 기억해 주십사 그리고 동참해 주십사 이렇게 호소를 드리고 있는 겁니다.

◇ 박재홍> 기억해 달라, 동참해 달라.

◆ 김성회> 그래서 그 추모제 행사를 준비하시면서 대통령실도 초청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주최 집회가 아닌데 대통령실에서 오해를 해서 그런지 하여튼 대통령이 참여 안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그 뒤로 좀 소통해서 오해를 푸셨는지도 궁금하거든요.

◆ 이정민> 저희하고 전혀 소통은 없었고요. 그냥 언론에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고 저희도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는 사실 '정치 집회'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정말 모욕감을 느꼈습니다. 우리가 가족을 잃고 이 슬퍼하는 마음들을, 오롯이 1년이 되었음에도 아직 아무런 정부의 조치가 없음을 굉장히 원망을 하고 있고, 그래서 이 추모제에 이제 1년이 지났지만 대통령이 꼭 와줘서 이 참사에 대해서 대통령의 진솔한 마음을 듣고 싶고 또 시간은 많이 지났지만 그래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대통령의 진정한 사과 이런 말도 듣고 싶었기 때문에 저희가 초청장을 드렸던 거거든요. 그런데 그런 우리의 마음을 정치 집회를 한다는 한마디로 그냥 묵살을 해버리고 또 더더욱이 아픈 그런 상처를 남겼기 때문에 참 저희는 왜 그렇게 그런 메시지를 남겼는지 참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말씀을 드리면 그 상황에 대한 오해가 있었는데 나는 대통령실에서 모를 리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초에 저희가 서울시에다가 서울광장에서 추모대회를 열 수 있게끔 해 달라고 서울시에다 요청을 했는데 서울시에서 안 된다고 했습니다. 거부를 했기 때문에 저희가 분향소 옆 도로에다 집회 신고를 내고 거기에서 하려고 했었는데 저희는 아무래도 생각에 안전 때문에 일어난 사고를 도로에서 한다는 건 너무 부적절하다. 그래서 광장에서 이건 꼭 할 수 있게끔 해야 된다고 서울을 설득을 했었고 그래서 서울시는 이미 나온 변상금을 변제를 해야만 광장을 쓸 수 있다고 해서 저희가 변상금을 변제를 했고요.

◆ 김성회> 2,900만 원을 내야지 빌려준다고?

◆ 이정민> 네, 네. 그걸 변제를 했고 그래서 서울광장을 쓸 수 있게끔 그렇게 사용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도로에서 집회 신고를 할 때 저희가 염려했던 게 안전도 문제지만 또 보수단체들의 집회 방해라든지 여러 가지 그런 것들이 염려가 되었고 다른 때는 몰라도 1주기 때는 그런 방해를 받으면 너무너무 힘들고 아플 것 같아서 그래서 야4당에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 방패막이가 되어 주십사 해서 공동 주최를 해 달라고 했었는데 사실은 서울광장으로 하게 됨으로 해서 그게 의미가 없어져버린 거죠. 그래서 대통령실에다가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고 와주십사 했는데 오히려 정치 집회라고 오히려 왜곡되게 이야기를 해서.

◆ 김성회> 대통령실도 알았던 거네요. 말씀을 하시는 걸 보니까.

◆ 이정민> 대통령이 모를 수가 없죠. 어찌 모를 수가 있습니까? 나는 이게 이해가 안 됩니다.

◆ 진중권> 그런 걸로 보는 게 아니라 사태 전체를 그렇게 판단하는 것 같아요, 이 사람들은. 그러니까 왜냐하면, 설사 아무리 약간 정치에 환장하게 되면 사람들이 이런 생각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더라도 입으로 내면 안 된다라는 인식 자체가 없고 그것도 한 개인이 아니라 대통령실에서 저렇게 나왔단 말이에요. 그렇다면 대통령실의 입장은 분명한 것 같고. 당은 어떻습니까? 지금 김기현 대표라든지 이 사람들은 달라진다고 요즘 그러는데 당하고도 접촉을 해 보셨는지요?

◆ 이정민> 그쪽에서 요청이 들어왔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새로 되신 유의동. 그분은 방송에서. . .

◇ 박재홍> 정책위의장.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이정민> 개인적으로 참여를 하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었고, 방송에서. 그리고 이번에 사무총장이 됐던 이만희 사무총장하고 인요한 혁신위원장 하고 그렇게 지금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참여를 하겠다고 요청이 들어온 그런 상태고. 저희는 대통령실에서 그런 메시지를 내어서 사실은 대회 당일까지 한번 봐야 되겠습니다. 어떻게 변화가 있을지, 그대로 참석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 진중권> 대통령실은 이게 왜 문제인지 몰라요.

◇ 박재홍> 그런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25일이죠. 이제 참사 1주기를 맞아서 입장문을 발표를 했는데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리고 고인들 명예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런 말을 했기 때문에 그래도 뭐랄까요,유가족들 입장에서 기대를 해 보시거나 혹은 정부의 변화를 또 바라실 수 있지 않을까요?

◆ 이정민> 참 일관성이 있어요.

◇ 박재홍> 일관성이 있다는 게 어떤. . .?

◆ 이정민> 참사 이후부터 지금까지 항상 그런 메시지는 저희한테 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항상 언론에다가만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사실 이런 메시지는 유가족들한테 와서 직접 줘야 그게 맞는 거잖아요.

◆ 김성회> 장관하고 아직 소통을. . .

◆ 이정민> 전혀 하고 있지 않습니다.

◇ 박재홍> 못 만나보셨어요, 한 번도?

◆ 이정민> 우리가 그렇게 하겠습니다가 아니라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유가족을 만나서 이렇게 했습니다는 없습니다. 항상 이렇게 하겠습니다라고만 이야기하고 끝입니다, 그다음부터는. 그래서 저희는 이상민 장관을 전혀 신뢰하지 않고 또 행안부 장관으로서 인정을 안 하고 있는 겁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0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 박재홍> 그렇군요. 약속은 1년째 하고 있지만 실제로 변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 이정민> 네, 전혀.

◇ 박재홍> 그렇군요. 지금 감사원이 이태원 참사 약 1년 만에 예비 감사에 착수를 했습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1년 가까운 시간이 또 걸릴 것이다, 이런 예상도 나오고 있는데. 지금까지 어떤 이태원 참사를 다루는 정치권이나 정부의 모습을 보시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 이정민> 솔직하게 저희가 생각하는 바는 이태원 참사를 수면 아래로 내려버리고 싶어 하는 것들을 많이 느꼈습니다.

◇ 박재홍> 논의가 더 이상 안 되게?

◆ 이정민> 이태원 참사가 국민들 뇌리에서 잊혀져버려야 된다, 이게 부각이 되어지는 거를 극히 싫어하는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목소리를 내고 분향소를 서울시청에 설치를 하고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압박감을 주거든요. 그래서 단 한 번도 저희한테 그런 마음이나 이런 것들을 위로를 한다거나 또 이해를 해 준다거나 그런 자세나 또 그런 메시지를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좀 들어가 있기를. 예전에 참사 초기에 서울시에서는 녹사평역 지하 4층으로 내려가라고 했거든요. 그렇게 안 보이는 곳을, 보이지 않는 곳에 자꾸 들어가기를 원하고 그렇게 했었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없다면 사실 기대를 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 김성회> 사실 특별법도 지금 준비 중이다,패스트트랙을 태워놓은 건데 문제의 원인 그리고 결과, 대책 이런 것들을 논의할 수 있는 분명히 특별한 조사들이 필요할 것 같은데 이대로 가면 내년 5월에나 올라올 수 있을 텐데… 올해 안에 통과돼야 될 것 같은데, 국민의힘에서는 이와 관련돼서 협상을 하거나 논의를 할 귀를 열고 있는지도.

◆ 이정민> 지금 상태를 보면 우리가 패스트트랙을 태워서 패스트트랙대로 가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그래서 그건 굉장히 불안한 상황일 수밖에 없어서 제가 행안위에 올라왔을 때 행안위에서 좀 조속한 통과를 해 주십사 해서 저희가 굉장히 많이 호소를 했었는데 행안위에서 여당 측 행안위원들은 다 퇴장을 해버렸어요. 아예 특별법을 반대한다 그렇게 하고 아예 논의조차 하지 않고 퇴장해버려서 야당이 단독으로 해서 행안위에서 통과를 시켰거든요. 그런데 그래서 많이 단축을 시켰습니다. 8월 31일자로 해서 통과를 시켰기 때문에 지금은 법사위에 계류되어서 올라가 있는데 법사위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으니까. 이게 11월 말이면 법사위가 통과가 됩니다. 그러면 본회의에 올라가면.

◇ 박재홍> 계류 기간이 끝나니까.

◆ 이정민> 연내에 통과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국회의장을 만나서 호소를 할 예정입니다.

◇ 박재홍> 그런데 만약에 통과가 되면 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또 이게 무용지물이 돼버리는 것이 아니냐.

◆ 이정민> 그렇죠. 저는 그렇게까지 할까, 설마 그렇게까지 할까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만약에, 만약에 만에 하나 그렇게 판단을 잘못해서 만약에 거부권을 행사한다든지 하면 저희는 확실하게 알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확실하게 어떤 걸 알 수 있을까요? 대통령의 진심?

◆ 이정민> 이 참사에 대해서 정부가 잘못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을 은폐하려고 한다라는 것들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그 하나로 저희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이제 정부나 또는 대통령이 변화를 일단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하셨는데 혹시라도 직접 오지 않더라도 대통령의 메시지나 조화가 현장에 온다면 유족들이 그래도 어떠한 최소한의 변화의 조짐이라도 느끼실 수 있을까요?

◆ 이정민> 글쎄요, 저희가 바라는 것은 조화나 이런 것들을 바라는 게 아니고 대통령이 이 이태원 참사에 대해서 어떤 생각과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고 싶은 겁니다. 1년 동안 저희와 아무런 소통이 없었고 아무런 메시지도 없었거든요. 그래서 과연 이렇게 많은 국민들이 희생이 된 큰 참사에 대통령이 아무런 메시지도 안 남기는 게 적절한 것인가 그런 부분도 있기 때문에 꼭 그런 메시지를 좀 남겨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부분들도 당연히 이태원 참사를 교훈으로 해서 이야기를 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대책 마련을 하기 위해서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겠다라는 것도 분명히 이야기를 해야 됩니다. 지금까지 그런 메시지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 1주기를 맞아서 꼭 대통령이 그런 메시지를 내줬으면 좋겠다 하는 게 저희 바람입니다.

◇ 박재홍> 말씀 듣고 보니 1년 전에도 같은 요구를 하셨던 것 같은데 1년의 시간만 지난 것 같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드네요. 오는 주일이죠, 이태원 참사 1주기 추모대회, 온 국민들이 함께 추모하시면서 유족들이 바라는 그런 방향으로 집회가 잘 치러지면 좋겠습니다. 또 어려운 발걸음, 어려운 말씀 이 시간 잘 들었습니다.

◆ 이정민> 감사합니다.

◇ 박재홍>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이정민 운영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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