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인구절벽이라는데…'더 내는' 연금, 진짜 받을 수 있나요

"국민연금 재정 안정화 위해 보험료율 인상 불가피"하다면서 얼마나 올릴지 구체적 수치는 빠져
"청년세대 의견 반영" 세대별로 '인상속도 차등' 적용…장년층 반발 우려에는 "사회적 합의 필요"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 오는 31일 국회 제출…국회 연금특위와 협의해 공론화 이어가기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국민연금 종합 운영계획 발표를 마친 뒤 굳은 표정을 지으며 회견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제5차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를 한 마디로 정의하면 "보험료율을 올리겠다"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언제, 얼마나 올리겠다는 '수치'는 쏙 빠졌다.

대신 세대별로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젊을수록 보험료율을 천천히 올리겠다는 건데, '젊은 사람들은 돈만 내고 정작 연금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형평성을 맞추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수치가 빠진 맹탕 개혁안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국민연금 개혁안 궁금증을 Q&A로 정리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국민연금 종합 운영계획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Q. 윤석열 정부의 연금 운영계획안이 이전 정부의 개혁안보보다 진전된 내용이 있나.
A: 제5차 종합운영계획안의 특징은  첫째, 국민연금을 지속 가능한 제도로 개편하기 위한 개혁과제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노후소득보장, 세대 형평과 국민 신뢰 제고, 재정안정화, 기금운용 개선, 다층노후소득보장 등 5개 분야의 15개 과제를 제시하였습니다. 이 15개 개선과제는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의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둘째, 미래 준비를 위한 사회적 공론화 과제를 제안하였습니다. 인구·경제여건의 급속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다른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는 자동 안정화 장치를 도입하거나 확정기여 방식으로의 전환에 대한 국민 의견 수렴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초연금은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것처럼 40만 원으로 인상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인상시기와 방법은 국민연금개혁과 연계하여 공론화해 나가겠습니다.

Q. 정부가 이번 연금계획안에 구체적인 보험료율 인상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A: 정부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보다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국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개혁 과정을 보면 정부가 보험료율이나 소득대체율 수준을 제시를 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과정을 해왔는데, 제대로 된 성공이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보다는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말씀을 드리면 현재 국회 연금특위에서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구조개혁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을 했습니다. 구조개혁 논의 결과에 따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 구조개혁 논의와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둘째, 이르면 올해 말 새로운 장래인구추계가 나올 예정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수준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이번 5차 종합운영계획을 마련함에 있어 기본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국회 연금특위에서 충분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과제와 자료를 제공하기로 한 것입니다.

Q. 이번 계획안의 특징은 세대별로 보험료율을 차등화하는 점인데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기 위해 전문가위원회를 다시 꾸릴 예정인가.
A: 보험료율의 구체적인 수준은 국회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결정해 나가고자 합니다. 보험료율 인상에 대해서는 세대별로 차등하는 그런 방안은 정부가 제안했습니다.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 국회에 제출 이후에도 정부 내에 자문기구를 구성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또 국회의 논의에 적극 저희가 지원하고 뒷받침해 나갈 예정입니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의 모습. 연합뉴스

Q. 세대별 보험료율 차등 인상안 관련해서 이게 결과적으로 중장년층 같은 경우에는 단기간에 더 빠르게 인상률을 적용하는 건데 장년층의 반발이 예상된다.
A: 현재 보험료율 차등 인상은 청년세대들의 의견을 반영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일정 연령 도달 시에 보험료율을 높인다든지, 또 수급 개시가 임박한 연령대 가입자를 대상으로 더 높은 보험료 인상률을 적용하는 방식 이런 걸 예시로 들었는데요. 세대 간에 또 다양한 이해관계가 다뤄질 수 있어서 사회적 합의가 또 필요한 사항입니다.

앞서 국민연금 재정계산위는 현 9%인 보험료율을 12%·15%·18%로 올리고, 올해 기준 63세인 수급개시연령을 66세·67세·68세로 늦추는 안과 함께 연기금 운용 수익률을 0.5%p 또는 1%p씩 올리는 안을 조합한 시나리오들을 제시한 바 있다.

정부는 보험료율·소득대체율의 '미래 수치'는 국회 특위의 공론화를 거쳐 결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법정 정년인 '60세'도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고령자 계속고용 여건이 성숙된 이후"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기초연금·퇴직연금 등과의 정합성 제고 방안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출산크레딧 지원대상 확대(현행 둘째 출생아→첫째, 12개월씩 가입기간 인정) △군복무 크레딧 인정기간 확대(현 6개월→전체 복무기간, 복무종료 직후 크레딧 인정) 등도 병행한다.

이번 종합운영안은 3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31일 국회에 제출된다. 복지부는 연금특위와 협의해 향후 공론화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지원단을 운영하는 등 국회 논의를 뒷받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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