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서 해트트릭' 16살 소녀, 女 축구 새 희망될까

지난 여자 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하는 케이시 유진 페어. 연합뉴스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서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운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 막내 케이시 유진 페어(16·플레이어스 디벨로프 아카데미).

지소연의 후계자를 찾고 있는 여자 대표팀의 새로운 희망으로 거듭나고 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6일 중국 샤먼 이그렛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아시아 2차 예선 B조 첫 경기에서 태국에 10 대 1 대승을 거뒀다.

한국 여자 축구의 미래로 평가받는 케이시 유진 페어(16)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등번호 13번을 달고 선발 출전한 페어는 시작부터 우월한 피지컬을 앞세워 상대를 압도했다. 페어는 이날 A매치 데뷔골에 이어 해트트릭까지 달성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데뷔골은 전반 33분 터졌다. 지소연의 패스를 받은 페어는 상대 수비를 등진 후 공을 받아 그대로 왼발 터닝슛을 성공시켰다.

활약은 멈추지 않았다. 후반 11분엔 압박을 통해 상대 골키퍼의 공을 빼앗아 골대로 밀어 넣었고, 후반 21분엔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오른발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3골을 넣은 페어는 남녀 통틀어 한국 축구 A매치 최연소 해트트릭 기록을 달성했다. 또 16일 119일에 해당하는 페어의 데뷔골은 여자 A매치 최연소 득점 2위 기록이기도 하다. 1위는 지소연이 2006년 대만을 상대로 터뜨린 득점(15세 282일)이다.

페어가 가진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7월 25일 여자 월드컵 콜롬비아전에서 16세 26일의 나이로 경기장을 밟은 페어는 여자 월드컵 역대 최연소 출전 기록을 갈아 치웠다. 또 이날 출전으로 한국 여자 축구 A매치 최연소 출전 2위 기록도 달성했다.

훈련하는 지소연과 페어(왼쪽). 연합뉴스

페어는 한국과 미국 복수국적자로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태극마크를 달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 15세 이하 대표팀부터다. 지난 월드컵에 깜짝 발탁되며 한국 여자 축구 역사상 월드컵에 나서는 첫 번째 혼혈 선수가 되기도 했다. 남자 축구에선 1998 프랑스 월드컵에 장대일이 출전한 바 있다.

지난 8월 열린 여자 월드컵에서 조별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한국 여자 축구엔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드리워졌다. 지소연, 이금민, 장슬기 등 현재 대표팀은 여자 축구 황금 세대로 일컬어지지만, 2019 프랑스 월드컵과 이번 월드컵에서 연이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또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페어의 활약은 대표팀에 반가운 소식이다. 이날 경기에서 페어와 함께 해트트릭을 기록한 또 다른 기대주 2002년생 천가람(KSPO)도 주목할 만한 인재다. 이 밖에도 2000년생 추효주(수원FC), 2004년생 배예빈(위덕대)이 차기 대표팀을 이끌어 갈 소중한 자원들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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