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 대외 악재에 코스피 '2300선 붕괴'…올해 최대폭 하락

"이·팔 전쟁에 中 부동산 리스크…美 '금리 긴장'까지"
코스피 2.71% 급락해 2299.08 마감
"변수 많아 투자 심리 회복 어려운 상황"
'불공정거래 의혹' 영풍제지, 거래재개 직후 하한가 직행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원/달러 환율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지수가 26일 외국인 매도 폭풍에 휩쓸려 2300선마저 붕괴됐다. 올해 최대폭 하락을 기록한 지수는 기준금리 연속 인상기인 올해 초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4.09포인트(2.71%) 급락한 2299.08로 마감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 23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1월 6일(2289.97) 이후 9개월여 만이다. 지수 낙폭은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사태의 후폭풍이 시장을 덮쳤던 지난 3월14일(-2.56%)보다 더 컸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4791억 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과 개인이 각각 1100억 원, 3220억 원 어치를 순매수 했지만 지수 방어엔 실패했다. 코스닥 지수는 26.99포인트(3.50%) 더 크게 하락해 743.85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1월31일(종가 740.49)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선 개인이 708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선 대외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스라엘 지상군의 대규모 가자지구 급습,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 디폴트(채무불이행) 처리,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앞두고 긴축 우려와 맞물린 금리 상승 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주가는 낙폭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 GDP, 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쟁 등 변수로 심리가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의 국내 증시 매도 압력이 3개월 연속 이어지면서 반도체·2차전지 등 주력 업종의 주가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맞물린 달러 강세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3원 급등한 1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편 불공정 거래 의혹으로 주식매매 거래가 정지됐다가 이날 재개된 영풍제지와 대양금속 주가는 개장 직후부터 하한가로 직행해 그대로 마감했다. 영풍제지 주가는 29.94%, 대양금속은 30.00%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영풍제지 종목에서 4943억 원의 미수금이 발생한 키움증권 주가도 3.10% 하락 마감했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손실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서 보고서를 통해 "(영풍제지) 하한가 기록 횟수에 따라 키움증권의 손실 규모 또한 달라질 것"이라며 "3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할 경우 약 2천억 원, 5거래일 연속일 경우 약 3500억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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