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회 법사위의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업무스타일과 관련해 무협소설과 무협영화가 소환됐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감사원 내부 업무지침으로 활용되는 일명 '공감노트'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전현희 전 권익위원장에 대한 표적감사 논란은 "유병호 사무총장의 독특한 개성 그리고 특이한 업무 스타일 때문에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유 사무총장이 업무지침에서 감사기법과 관련해 언급한 "최후의 무공초식인 환영마검, 폭풍참마검, 혈우마검, 단천마검의 사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유 총장이 감사관들에게 강조했다고 하는 '신용문객잔 주방장처럼 감사하소. 다다다다다'라는 발언을 거론하며, "30년 전에 나온 홍콩 무협영화 신용문객잔에서는 주방장이 칼을 쓰는 장면이 세 번 나오는데, 사체를 훼손해서 만두를 만드는 장면"으로, "이처럼 감사를 하라는 뜻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유병호 총장은 '오해이자 곡해'라면서, 자신의 업무스타일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한 조은석 감사위원 "그 분의 불법행위 때문에 벌어졌다"고 거듭 주장했다.
유 총장은 "신용문객잔을 말한 것은 감사원 시스템이 민주성을 기하다보니 너무 느리다"며, "저도 민주성을 존중하지만 의견을 듣다가 시의성을 놓치는 게 너무 많아 좀 빨리 하라고 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시의성을 놓치면 (사실을) 조작한 사람들은 다 도망하고, 모범사례는 상도 주지 못주며 모함을 당한 공무원도 구제를 하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이 또 "학창 시절 무협지를 많이 읽으셨던 것 같다"고 묻자, 유 총장은 "(실제 무협지를) 한 세 권을 썼다. 사마달 계통"이라고 답변해, 주변에서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공감노트'에는 이 밖에도 문재인 정부의 원전 관련 감사와 관련해 "쓰레기"와 "걸레"와 같은 표현. 국회를 비하하는 각종 발언, 언론과 관련해서도 '협조하는 우호적인 기자에게는 따뜻하고 우아하게 응대하라'와 같은 부적절한 발언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총장은 '공감노트'와 관련해 "3천 페이지 분량의 자료 중 1, 2페이지 극히 일부만 발췌해 말씀하시고 나머지 아름다운 부분은 전혀 말하지 않아 섭섭하다"면서, "감사원 직원 훈련용으로 만들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자료가 어떻게 (외부로) 나갔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한편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김 의원이 감사원 내부자료를 공개한데 대해서 "지난번 감사원 감사 때도 그렇고 자꾸 내부 문건이 자료로 제시된다"며, "이걸 받은 의원은 면책 특권을 활용하시겠지만, 준 사람은 명백한 공무상 기밀누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의원은 "면책특권 운운은 너무 나가신 것 같다"며 "비밀누설에 해당한다면 내부적으로 조용히 기강을 잡으시라"고 응수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