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해법을 찾기 위한 여야 정치권과 노동계의 ''5인 연석회의''가 무산되고, 여야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추미애 환경논동위원장은 사회적 합의를 미비로 법안 상정을 미루고 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꽉 막힌 비정규직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김 의장의 결단이 필요하다며 모든 공을 김 의장에 넘겼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30일 "해고 대란을 막기 위해, 또 불쌍한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지 않으려면 국회의장이 비정규직법을 직권상정해 줄 것으로 본다"며 김형오 의장의 직권상정을 압박했다.
한나라당은 더 나아가 의장이 직권상정을 하지 않아 대량 해고사태가 발생할 경우, 김 의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 고민하는 김 의장, 왜?
비정규직법 개정의 시급성은 인식하더라도 상임위 상정조차 되지 않은데다 직권상정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의장이 직권상정 카드를 꺼내들 경우, 국회파행은 물론 미처리된 미디어법과 정기국회 일정까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 의장이 이날 한승수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고민스럽다"면서 "여야가 협상을 통해 최악의 상태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는 데 그쳤다.
김 의장은 이어 국회 관계자들을 소집해 여야합의 무산에 따른 직권상정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장실의 한 관계자는 "의장 입장에서 직권상정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권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김 의장이 이번에는 직권상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매번 쟁점법안에 대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요구가 있었고 직권상정이 관행처럼 되풀이되는데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김 의장은 지난 4월 임시국회에 금산분리완화법과 토공.주공 통합법,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개정안 등을 직권상정해 처리한 바 있다.
김형오 의장이 한승수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어떤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절대적 여론이 형성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직권상정에 대한 거부를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의장의 최종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