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새벽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월선한 북한 주민 4명이 강원 속초 인근 해상에서 귀순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번에도 이들이 타고 온 것은 '목선'이었다.
군과 해경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10분쯤 속초시 동쪽 약 11㎞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이 북한 소형 목선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속초해경 순찰정은 현장에서 북한주민 4명이 승선 중인 것을 확인하고, 정부 합동정보조사팀에 인계 조치했다. 이들은 길이 약 7.5m 가량의 소형 목선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귀순 의사를 밝힌 4명의 신병을 확보하고 정확한 신원과 귀순 의사 등을 조사 중이다. 신병이 확보된 북한 주민 4명은 남성 1명과 여성 3명으로 알려졌다.
목선을 타고 북한주민이 넘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9년 6월 15일 삼척항을 통해 입항한 어민 등 4명도 목선을 타고 NLL을 넘어 삼척항까지 유유히 들어왔다. 당시 삼척항에 입항한 목선은 길이 약 10m의 목선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선박은 삼척항 입항 당시 산책 나온 지역 주민이 수상히 여겨 112로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해경이 선박을 예인했다. 주민이 신고하기 전까지 관련 당국이 월선한 선박에 대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보에 구멍이 뻥 뚫렸다"는 강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에 국방부는 경계작전 수행 관련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후속조치를 명확하기 위한 합동조사단을 편성해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이날도 소형 목선을 처음 발견한 것은 조업 중이던 어민이었다.
이들이 발견된 지점은 속초항에서 동쪽으로 불과 11㎞ 정도 떨어진 곳으로 관계 당국의 경계태세를 지적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이른 새벽부터 동해 NLL(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특이 징후가 있어 다양한 상황에 대비해 작전적 조치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4시 이전부터 NLL 북쪽의 외해 상에서 북한 측의 특이동향을 포착하고 해상 초계기를 출동시키는 한편 해양경찰과도 공조를 시작했다. 이어 오전 6시 30분쯤에는 육군의 열상감시장치(TOD)로도 식별되기 시작했고 육군 3군단은 감시태세를 격상했다.
이런 과정에서 오전 7시 10분쯤에는 조업 중인 어민이 의심 선박을 발견해 신고했고 해경은 합참에 이를 통보했으며, 합참은 자체 추적 중인 물체와 동일한 표적으로 확인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 정도 크기의 목선을 레이더로 잡아낸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을 태우고 온 목선은 이날 오후 우리 해경의 예인·엄호 속에 동해안 지역의 한 군부대로 인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