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는 부상에서 회복 중인 맥카티를 선발로 기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문승원에게 중요한 역할을 부여했다.
김원형 감독은 문승원을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로 내정해놓고 필요에 따라 홈 1,2차전 때 선발투수 다음에 조기 등판하는 카드로 기용하겠다는 계산을 세웠다.
1차전은 문승원 카드를 매만질 이유가 없었다. 선발 엘리아스가 8이닝 2실점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SSG는 초반 여러 차례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 8회초 NC 다이노스의 대타 김성욱에게 결승 투런포를 맞으면서 3-4로 졌다.
김원형 감독은 23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 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문승원은 중요한 홈 2연전에서 불펜에서 대기하다 선발투수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투입할 계획"이라며 "1차전은 엘리아스가 너무 잘해줘 그 타이밍이 안 생겼다"고 말했다.
김원형 감독은 내심 2차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에이스 김광현이 부진과 부상으로 흔들리면서 계획이 꼬였다.
김광현은 3이닝 5피안타 4사사구 4실점을 기록했다. 초반 실점으로 체면을 구겼다. 설상가상으로 긴 이닝을 채워주지도 못했다. 왼쪽 엄지 손가락의 굳은 살 부위에 상처가 벌어지는 바람에 조기 교체됐다.
이때까지 SSG는 NC에 0-4로 끌려갔다.
문승원이 4회초 등판해 무실점 행진을 시작했다. 동시에 한유섬이 힘을 냈다. 4회말 투런포를 쏘아올리더니 6회말 연타석 솔로포를 터뜨리며 점수차를 1점으로 좁혔다.
이때까지 문승원은 SSG의 히든카드다웠다. 하지만 8회초에 갑자기 무너졌다. NC는 김형준의 선두타자 솔로포를 시작으로 손아섭과 박건우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철옹성 같았던 문승원을 무너뜨렸다.
문승원은 김형준에 솔로포를 내준 뒤 다음 타자 도태훈을 몸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는 등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SSG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비록 1점을 내줬지만 문승원의 구위가 괜찮다고 판단한 듯 했다.
그러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뜨거운 타격 감각을 자랑한 NC는 너무 늦지 않게 문승원의 스타일에 적응했다. 손아섭과 박건우 등 베테랑 타자들이 김형준의 솔로포에 화답, 매서운 타격을 펼치면서 순식간에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문승원이 무너진 SSG에게는 더 이상 희망이 없었다. NC는 SSG를 7-3으로 누르고 인천 원정 2연전을 독식,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