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창업주, 금감원 소환조사…기로에 선 카카오


[앵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오늘(23일)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으러 출석했습니다.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금융당국의 수사, 경제부 금융팀 박초롱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박 기자 안녕하세요. 오늘 김범수 전 의장이 금융감독원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죠?

[기자]

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금감원에 출석했습니다.

피의자 신분입니다.

검찰이 아닌 금감원 특사경 수사 단계에서 이렇게 대기업 총수급을 피의자로 공개 소환한 건 이례적인데요.

이 때문에 오늘 금감원 정문은 이른 아침부터 많은 취재진들이 모였습니다. 따로 별도 포토라인도 설치될 정도로 관심이 높았는데요

오늘 아침 금감원에 도착한 김 센터장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짤막한 입장만 남기고 입을 다물었습니다. 들어보시죠.

(인서트/ 김범수 센터장)
"(주가 조작 혐의 인정하십니까?)….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관련해서 한 말씀 부탁합니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금감원이 이날 김 센터장을 소환한 것은 혐의 상당부분에 대해 김 센터장이 개입했다는 정황증거를 확보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보입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앵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서 에스엠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는 의혹이잖아요? 이 의혹이 사실인지, 김범수 센터장이 이 과정에서 어떤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가 핵심이겠네요.

[기자]

네, 하이브는 지난 2월 SM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 SM지분 25%에 해당하는 주식 595만여주를 한 주당 12만원에 사들이겠다면서 공개매수를 진행했습니다. 공개매수 시작 시점에서 SM 주가가 11만원 가량이었으니까 하이브가 더 비싸게 사겠다고 매력적인 제안을 한 거죠.

그런데 카카오가,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하겠다고 제시한 가격보다 SM 주식 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어서 방해했다는 게 이번 의혹의 핵심 내용입니다.

공개매수 진행 기간 중 SM 주가는 결국 급등해서 13만원 선을 넘어섰고요. 결국 하이브는 에스엠 지분을 단 1%도 확보하지 못하고 공개매수에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3월에 카카오가 매수가격 15만원을 제시하면서 SM 주식 공개 매수에 나섰고 결국 최대 주주의 자리에 오르게 되죠.

하이브는 결국 의도적인 주가 부양 행위때문에 자신들의 공개매수가 실패했다면서 금감원에 진정서를 냈고 장기간 조사 결과 이번 카카오 핵심인사들에 대한 구속 및 조사로 이어지게 된겁니다.

앞서 지난 13일 카카오의 핵심인사들, 즉 시세조종 관여 의혹이 제기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3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고, 이 중 배재현 대표는 19일 구속됐습니다.

이들은 공개매수 과정에서 지분이 5%를 넘었을 때 금융당국에 해야 하는 주식 대량 보유 보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앞서 배재현 대표도 구속이 됐고, 범죄 혐의도 상당 부분 소명이 된 상태라면 오늘 김범수 센터장을 상대로도 강도높은 조사가 이뤄지고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되는데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18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자]

맞습니다. 오늘 김 센터장을 상대로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한 지시나 보고가 있었는지 강도 높은 조사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지난 8월 금감원이 김 센터장의 사무실과 휴대전화를 압수 수색했는데요

금감원은 분석 작업을 벌인 결과, 카카오 실무진들의 휴대전화에서 시세 조종 정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과 문자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막기 위해 직원들이 특정 가격 이상으로 주식 매수 주문을 논의하는 내용 등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조사에서 최고 윗선인 김 센터장이, 주가조작에 24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동원하는데 적극적으로 관여했는지, 이 사안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에 초점이 모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금감원이 앞서 구속된 배재현 대표 등이 SM 주식 대량 보유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도 조사를 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역시 김 센터장에 대해 조사를 이어가겠죠.

[앵커]

계속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니까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겠네요. 카카오로서는 기업 신뢰에 큰 타격을 입는 건 물론이고 실제로 기업 운영에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요
연합뉴스

[기자]

네, 우선 금융권에선 이번 사건으로 자본시장법상 양벌규정이 적용돼 카카오 법인까지 재판에 넘겨져 처벌을 받을 경우,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상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지분 27.17%를 보유한 대주주로서, 금융위로부터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거든요. 그런데 대주주 요건에는 일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 없어야 된다는 조항도 있어요.

그래서 만약 카카오가 최악의 경우 양벌규정 적용으로 법인도 벌금형 이상의 유죄가 확정되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가운데 10% 초과분을 처분하고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거죠.

한편 오늘 카카오 주가는 오늘 김범수 센터장의 금감원 조사 출석 보도 이후 2.82% 급락했습니다. 배 대표의 구속 이후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는 모습입니다.

카카오 측은 일단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앞서 배 대표 등 경영진 3명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당시 법원이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자료로 객관적 사실관계는 상당 정도 규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거든요. 그만큼 카카오로서는 앞으로의 대응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경영진의 구속에 이어 창업주의 금감원 조사까지, 카카오로서는 기로에 선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박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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