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혁신위원장에 순천 출신 인요한 교수 임명…호남 반응은?

국민의힘, 총선 앞두고 혁신위원장에 인요한 교수 임명
순천에 대한 애향심 남달라…김화진 "총선서 호남 비례 공천 기대"
천하람 "혁신위, 쓴소리 하기 녹록지 않아…정치적 소비 우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만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전남 순천 출신의 인요한 연세대 의대 교수가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에 이름을 올리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순천의 뿌리 깊은 선교사 가문의 일원을 주요 당직에 임명한 것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호남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과 인 교수의 정치적 이미지 소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화진 전남도당 위원장은 23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인 교수의 삶을 비춰볼 때 내년 총선에 있어 공정한 인선이 예상된다. 당에서 전권을 주겠다고 약속한 만큼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위와는 다를 것"이라며 "특히 비례대표 공천에 있어 당헌 당규에 따라 호남 인재들을 적극 배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혁신위원장에 인 교수를 임명한 것에 대한 입장이다.

인 교수는 19세기 개항기 한국에 온 미국인 선교사 유진 벨의 증손자이자 순천에서 평생을 결핵 퇴치 활동에 헌신했던 인애자 선교사의 아들이다.

지난 1991년부터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형 앰뷸런스 개발과 대북 의료 지원 활동 등의 공로로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 자격을 부여받았다.

'내 고향은 전라도'라는 책을 집필하는 등 고향, 그중에서도 순천에 대한 애향심을 보인 인물로 2016년에는 순천만국가정원 명예 홍보대사 1호로 위촉됐다.



이번 인선은 혁신위원회의 행보에 따라 호남을 향한 국민의힘의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순천 출신으로 호남의 정서를 잘 알고 있는 인 교수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감이 큰 상황으로, 향후 그의 정치적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수여당이 호남 출신 인사를 중용했다는데 의미가 크다는 반응이 대다수로, 총선을 앞두고 꾸린 조직인 만큼 인 교수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는 공천 개혁의 수위에 따라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인 교수가 정치적으로 소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호남 출신의 선교사 가문, 의료 활동 공로 등 인 교수의 상징성이 혁신 의지의 빈약함을 가리는데 쓰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이 혁신위의 '불편한 쓴소리'를 받아들일 만한 위기 의식과 혁신 의지가 없다면 인 교수가 역량을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천하람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순천 출신의 혁신위원장이 들어왔다는 것은 순천이나 전남 동부권 크게 봐서 호남 전체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메시지다"면서도 "(인 교수가) 좋은 의지를 갖고 있어도 그걸 발휘하기 어렵다. 인요한이라는 아주 훌륭한 분이 정치적으로 소비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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