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교폭력 무마 의혹'으로 사퇴한 김승희(52)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초등학생 딸이 올해에만 모두 4차례의 학교폭력 사건에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2건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열렸다. 1건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했고, 1건은 학교폭력 신고 접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 7월까지 4차례 연관…1건은 학교폭력 접수 안돼
23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비서관의 초등학교 3학년 딸 A(9)양이 재학 중인 경기도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 가운데 김 전 비서관의 딸과 연관된 건 모두 4건이다.
이 가운데 2건은 지난 20일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건이다. 당시 김 의원은 A양이 지난 7월 17일 같은 학교 1년 후배인 만 7살 여학생 B양을 화장실로 데려가 리코더와 주먹 등으로 머리와 얼굴, 눈, 팔 등을 때려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 내 한 교육지원청은 A양이 B양을 상대로 지난 7월 10일과 17일 방과후 수업이 끝난 뒤 2차례에 걸쳐 폭행한 사실을 확인하고 '학급교체' 처분을 내렸다.
이러한 처분은 고의성, 심각성, 지속성, 반성 정도, 화해 정도 등 5개 평가 지표(지표당 0~4점)에 따라 정해지는 데, A양은 이 평가 지표 총점 20점 가운데 15점을 받아 1점 차로 강제전학 처분을 면했다. 당시 A양이 받은 학교폭력 관련 평가 지표 가운데 지속성은 1점에 그쳤다.
A양은 지난해 7월17일 방과후 수업 전에도 B양을 리코더 등으로 폭행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학교 폭력 신고가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학교에 폭력 신고가 접수된 건 없다"면서 "B양 측 변호인의 주장"이라고 말했다.
A양은 올해 초에도 같은 반 학생과 말다툼 및 언어폭력 건으로 신고됐다. 당시 학교는 가해자인 A양이 사과했고, 피해자도 학교폭력위원회 개최를 원치 않아 화해중재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한 뒤 학교장 자체종결 처리했다.
김영호 "가해학생 엄마, 학부모·교사에게 권력층 강조 추정…조사할 것"
학폭위 개최로 연결된 사건을 처음 폭로한 김영호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학교폭력위원회가 열리기 직전 A양의 어머니(김 전 비서관의 부인)가 SNS 단체대화방 프로필 사진을 김 전 비서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둘이 함께 촬영한 사진으로 바꿨다"면서 "학부모 사회에서 단체대화방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내 남편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 실세라는 것을 과시하려는 심리적인 작용이 있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그런 심리상태였다면 여러 채널을 통해 김 전 비서관, 또 권력층의 핵심 인물이라는 것을 학부모들 사이나 교사들에게 상당히 강조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면서 "학폭위에서 지속성 여부를 왜 1점을 줬고, 학폭위는 왜 두 달 만에 열렸는지 정황상 의혹이 남아 있어 그 부분을 계속 알아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김 전 비서관은 지난 20일, 초등학교 3학년 딸이 같은 학교 1년 후배인 만 7살 후배를 화장실로 데려가 리코더와 주먹 등으로 때려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지만 학급교체 처분에 그쳤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당일 사직서를 제출했고 대통령실은 이를 곧바로 수리했다.
김 전 비서관은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이벤트 대행회사 대표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 홍보기획단장을 맡았다. 이후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2009년 고려대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함께 수료한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의전비서관은 대통령 부부의 각종 국내외 행사를 밀착해서 보좌하는 업무를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