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틴 장관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역내 미군 및 미국인에 대한 공격의 심각한 격화 가능성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권리를 지니고 있다"며 "병력 추가 배치는 이번 갈등을 확대하고자 하는 모든 세력에 대한 또 다른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스틴 국방장관은 전날 밤, 중동 지역 갈등 고조에 대비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시작하고 병력 증파 준비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오스틴 장관은 성명을 통해 "중동 지역에서 이란을 대리하는 세력에 의한 긴장 고조 움직임에 대해 대통령과의 논의를 거쳐 역내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추가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지 미군 보호를 위해 중동에 사드 포대 1개와 패트리엇 대대들의 추가 배치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오스틴 장관은 특정 세력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란을 대리하는 세력'이라고 말해 헤즈볼라 등 이란의 후원을 받는 무장단체들의 개입에 강력한 경고를 한 셈이다.
미국 정부가 2년 전 이란과의 긴장 완화를 목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배치했던 사드와 패트리엇 포대를 모두 철수했지만, 하마스 공격으로 인해 2년 만에 다시 중동에 방공 시스템을 강화하게 됐다.
오스틴 장관은 이스라엘의 지상전 전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시가전은 극도로 어려우며 속도가 매우 느리다"면서 "하마스의 지하 터널을 갖고 있고, 또한 그들이 오랜 시간 싸움을 준비했다는 사실 때문에 (지상전은) 한층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과 관련해 '말 바꾸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델라웨어주 세인트 에드먼드 성당에서 미사에 참석한 뒤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침공 연기를 권고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 20일 바이든 대통령은 '더 많은 인질이 자유의 몸이 될 때까지 지상전을 미루길 원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대답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미국인은 물론 영국·프랑스 등 동맹국 여권 보유자 상당수가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혀 있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을 우려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벤 러볼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곧바로 주변이 시끄러워 바이든 대통령이 질문 의도를 잘못 이해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그렇다'는 답변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전 계획에 관한 답변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