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O가 11월 11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6년 만에 내한공연을 연다. 2017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 관객을 만나는 이재원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RCO에서의 생활 등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RCO는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를 선정할 때 빠지지 않는 명문 악단이다. 2008년 영국 클래식 전문지 그라모폰은 베를린 필하모닉과 빈 필하모닉을 제치고 RCO를 1위에 꼽기도 했다.
이재원은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보다 저희의 연주 자체에 자부심을 느낀다. 매번 최선의 연주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단원들 모두 너무 잘해요. 무대 위에서 솔로를 감상하다가 가끔씩 연주하는 것을 잊어버리기도 해요. 옆에서 너무 잘해서 받는 스트레스는 없냐고요? 스트레스는 아니고 영감, 느낌, 재미가 있죠. 옆에서 잘할수록 연주를 즐기게 되니까 제 자신이 발전하는 기분이 들어요."
그가 꼽는 RCO의 최고 장점은 전용홀 콘세르트헤바우의 독보적인 음향이다. "RCO가 창립한 1888년, 콘세르트헤바우홀이 개관했는데 지금까지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죠. 모든 것이 콘세르트헤바우홀에서는 더 아름답게 들린다고 할 정도로 이곳의 어쿠스틱은 특별해요. 135년 동안 전통과 시대의 변화, 변하지 않는 장소와 계속 변하는 음악가·관객 등의 조화를 끊임없이 추구하는 것이 RCO의 중요한 정체성이죠."
유럽에서 동양인 연주자로 활동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까. "제 인생의 대부분을 유럽에서 살았기 때문에 크게 어려웠던 기억은 없어요. 게다가 RCO는 25개 국가에서 온 음악가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다채롭죠." 그는 "서울시향에서의 시간은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부모님이 한국에 계시고 가끔씩 연주가 있어 (한국에) 들어가지만 영구 귀국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RCO와의 동행은 8년간 이어지고 있다. 이재원은 "좋은 지휘자와 프로그램, 공연장, 관객 등 모든 조건이 맞아 특별한 연주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 가장 나다운 연주를 찾아가고 싶다"고 했다.
유럽 악단 입단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조언했다. "유명 악단보다는 어느 악단이 자신에게 맞는지 알아가는 것을 추천해요. 연주를 많이 듣다 보면 더 끌리는 음향이나 에너지가 생길 겁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 대해 더 잘 알아갈 수 있다면 좋겠지요."
이번 내한공연은 파비오 루이지가 지휘봉을 잡고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협연한다. △베버 오베론 서곡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마에스트로 루이지는 음악에 진실한 분이세요. 악보 해석이 꼼꼼하고 작은 디테일 하나도 놓치지 않으면서도 오케스트라를 자유롭게 놓아주시죠." 음악 이야기 말미, 그는 "가을인데 시간만 된다면 북한산에도 갔다 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