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정관장 선수들 사이 SK 유니폼을 입은 오세근이 자리했다. 2011-2012시즌부터 2022-2023시즌까지 정관장에서만 뛴 오세근은 FA 자격을 얻어 SK로 전격 이적했다. 이적 후 개막전부터 친정을 상대했다. 안양 팬들은 오세근을 향해 환호했다. 챔피언 반지를 받을 때도, 원정 팀 SK의 스타팅 라인업 소개 때도 이제는 적이 된 '라이언 킹'에게 박수를 보냈다.
오세근은 비 시즌 재활에 전념했다. 연습 경기 없이 컵대회에서 처음 실전 경험을 했다. SK 전희철 감독도 "김선형과 오세근, 고메즈 딜 리아노, 안영준(11월 전역)이 아직 한 번도 같이 못 맞췄다. 김선형, 오세근, 고메즈도 오늘 처음 함께 뛴다. 오세근도 처음이라 낯설 것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오세근의 기록(8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자체는 큰 의미가 없었다. 전희철 감독의 말대로 SK 적응 과정이었다. 하지만 '라이언 킹'의 존재감 만으로도 든든했던 SK다.
오세근이 뛰면서 자밀 워니가 더 자유롭게 움직였다. 정관장 입장에서는 오세근을 버려둘 수 없는 상황이었다. 워니는 개막전부터 46점(리바운드 11개)을 폭발했다.
오세근은 첫 슛(3점)이 빗나갔지만, 이타적 플레이로 SK를 도왔다. 조금씩 감을 찾았다. 2쿼터 스크린에 이은 핸드 오프로 고메즈의 3점을 연거푸 어시스트했다. 속공 상황에서도 욕심을 내지 않고, 리온 윌리엄스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줬다. SK 이적 후 첫 득점은 3점. 이후 김경원을 상대로 골밑 득점도 추가했다.
정관장의 추격도 거셌다. 3쿼터까지 스코어는 67대65, SK의 2점 차 리드였다.
4쿼터 초반 양 팀 모두 주춤한 가운데 워니가 침묵을 깼다. 특유의 플로터와 3점, 그리고 스틸 후 속공까지 연속 7점을 올렸다.
74대68에서 오세근이 다시 코트에 섰다. 오세근은 76대70에서 허일영의 2점을 어시스트했고, 이어 대릴 먼로의 공격을 막아섰다. 톱에서의 깔끔한 3점까지. 단숨에 스코어는 81대70이 됐다. 결정적인 순간 친정의 추격을 뿌리친 오세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