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판에서 수첩을 꺼내 들고서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양측이 주장, 반박, 재반박을 치열하게 이어가면서 재판은 당초 예정된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20일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혐의 등 사건 공판 기일에서 "성남시의 이익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것 때문에 제가 지금 이런 재판까지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공판에서 발언 기회를 얻어 30분 넘게 열변을 토했다. 그는 수첩을 들고서 주장을 펼쳤고, 중간중간 검찰 측을 바라보며 발언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만약에 제가 성남시 이익이고 뭐고 따질 것 없이 그냥 민간개발을 허가해 주고, 대장동도 민간개발을 허가하고, 그냥 했으면 문제가 됐겠나 싶다"라며 "(성남FC 의혹 관련해선) 업자들을 만나서 부탁을 들어본 일도 없고 제가 그들에게 부탁한 일도 없다. 왜 제가 관여됐다고 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공소 내용을 보면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한 일이 곧 이재명이 한 일이라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모의했는지, 공모했는지 전혀 없다"라며 "그냥 가까운 사이니깐 책임져야 된다는 것 아닌가? 헌법상 연좌제 위반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왜곡 좀 하지 말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공판은 애초 검찰의 서증조사와 그에 대한 의견 진술 등이 예정됐지만, 양측의 설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면서 예정된 절차를 진행하지 못했다.
결국 재판부는 다음 달 3일 기일을 잡고서 서증조사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어 7일 오후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