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극 품은 창극…국립창극단 '패왕별희' 4년 만에 무대에

국립창극단 제공
2019년 초연·재연에서 객석점유율 97%, 99%를 기록한 창극 '패왕별희'가 4년 만에 돌아온다. 대극장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11월 11일부터 18일까지 공연한다.

국립창극단 '패왕별희'는 경극과 창극의 결합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초나라 패왕 항우와 한나라 황제 유방의 대립, 전쟁에 패한 항우와 그의 연인 우희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총 2막 7장에 걸쳐 그린다.

국내외 최고 제작진이 의기투합했다. 연출은 우싱궈, 작창·작곡·음악감독은 이자람, 의상디자인은 예진텐이 맡았다. 50년 경력 경극 배우인 우싱궈 연출은 경극의 현대화 작업에 천착해 왔다. 이자람 음악감독은 창극 '정년이' '나무, 물고기, 달' '홍보씨' 등 국립창극단과 다수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영화 '와호장룡'으로 제73회 아카데미 미술상을 수상한 예진텐은 중국 특유의 화려한 색감과 한복의 고운 선이 녹아든 의상을 완성, 작품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우싱궈 연출은 "창극 '패왕별희'는 판소리의 정수를 담아내고자 힘쓴 작품이다. 원작 경극과는 달리 소리가 빚어내는 처량한 아름다움과 강한 생명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며 "출연진을 충원하고 악기 편성을 보강하는 등 정교하게 다듬었으니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작품은 창극의 도창(해설자) 격인 맹인노파(국립창극단 김금미)의 구슬픈 소리로 시작된다. 이어서 항우가 유방을 살려줘 패전의 원인이 된 '홍문연' 장면부터 중국 역사상 위대한 전투 중 하나로 꼽히는 '십면매복', 유방에게 패해 달아나다 포위된 항우의 죽음을 다룬 마지막 '오강에서 자결하다'까지 긴장감 넘치게 흘러간다.

국립창극단 제공
​​특히 작품의 백미는 항우와 우희의 이별을 그린 '패왕별희' 장면이다. '우희' 역을 맡아 요염한 몸짓과 고난도 검무까지 소화한 국립창극단원 김준수와 굵은 목소리와 떡 벌어진 어깨로 장수의 기개를 보여준 '항우' 역 정보권의 연기가 주목할 만하다. 우싱궈 연출은 김준수에 대해 "한국의 메이란팡(중국 경극의 전설적 배우)을 보는 듯하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항우의 책사이자 멘토로 전략과 전술에 능통한 '범증' 역은 허종열, 중국 역사상 첫 황후가 되는 '여치' 역은 이연주, 유방의 책사이자 전략가인 '장량' 역은 유태평양이 연기한다. '유방' 역은 국립창극단 이광복이 새롭게 합류한다.

국립창극단 측은 "패왕이지만 영웅으로 기록된 항우의 삶과 죽음을 그린 창극 '패왕별희'는 어떤 상황에서도 술수를 쓰지 않고 정면으로 맞선 강직하고 대범한 항우의 면모를 통해 진정한 승리와 영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고 했다. 

이어 "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암투와 전쟁 속에서도 일상을 걱정하는 평범한 이들의 모습, 한 사람을 향한 애절한 사랑 등 시대불변의 이야기로 관객의 공감을 자아낸다"고 했다.
국립창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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