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여권 신당론…'수도권 적신호'

유승민 "모든 가능성 열어놔" 이준석 "헤어질 결심은 아직이지만…"
'신당 창당' 여지 남기는 여권 인사들…수도권 분위기는 '긴장'
윤상현 "1천표, 1500표 싸움 벌일 텐데"
대통령 지지율, 당 혁신위 등 '체질 변화'는 지지부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보궐선거 패배와 대통령‧당 지지율 고전 등 여권 내 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면서 신당(新黨) 창당론이 스믈스믈 피어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금태섭 전 의원과 양향자 의원 등 그간 야권 내에서 두드러졌던 이탈 흐름이 여권 내에서도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런데 실제 신당추진 세력의 움직임이 창당으로 이어진다면,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는 여권이 박빙 승부를 치러야 하는 수도권 험지에서 더 큰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수도권 등에선 긴장감이 감돈다.
 
신당 창당과 관련해 구심점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인사는 우선 유승민 전 의원이다. 유 전 의원은 1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는 12월 신당 창당 여부를 묻는 말에 "정해진 건 없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과거 자신의 창당 이력을 언급하며 "소선거구제하에 1‧2번 정당만 득세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정당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면서도 "역설적으로 만약 제가 그런 결심을 하게 된다면 그건 정말 대단히 굳은 강한 결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는 "헤어질 결심을 하진 않았다"고 하면서도 신당과 관련한 가능성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대구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지난 1년 반 동안 당했던 수모를 생각하면 이미 그때부터 어떤 선택을 하든 정당성이 확보돼 있었다"며 "현재 (선거까지) 180일가량 남았기 때문에 앞으로 (윤 대통령이) 80일 동안 여유 있게 변해도 되지만, 방향성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같은 여권 내 분열 조짐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수도권 등 이른바 여권의 험지다. 보수세가 굳건한 영남권 등 지역보단, '박빙'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이들 세력이 보수정당의 지지율을 가져가는 게 더 치명적이란 판단이다.
 
당장 당내 '수도권 위기론'의 대표적 인사인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 을)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천표, 1500표 싸움을 벌이는 수도권에선 국민의힘 후보를 떨어뜨리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 계속 '원팀' 복원을 얘기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당내 한 수도권 원외 당협위원장은 "아직은 신당을 일으킬 강력한 구심점이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신당이 실제 안착해 본격적으로 후보를 내고 활동하기 시작한다면 당연히 수도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거라 본다"고 말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의 한 의원 역시 "과거 분열에서 당이 이미 많은 걸 잃는 경험을 해보지 않았나. 당내 중진 의원들이 분열을 저지하기 위한 물밑 소통에 나서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변화'를 공언한 당 지도부의 혁신위원회는 인선부터 지지부진, 출발도 못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는 더욱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혁신위원장과 관련해 "적당한 분이 쉽게 찾아지지 않고, 승낙하는 과정도 필요하다"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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