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휴가지 만족도 조사에서 제주도가 고물가 등 부정적 평가로 4위로 밀려났다.
제주도는 2016년 조사 이후 부동의 1위에서 4위로 추락한 반면 부산이 처음으로 여름휴가지 만족도 1위를 차지했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올해 실시한 '연례 여름휴가 만족도 조사'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2016년 이후 해마다 9월 2만 5천 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연례 조사다.
올해 조사 내용은 지난 여름(6~8월) 1박 이상 국내 여름휴가를 다녀온 소비자 1만 728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주요 질문은 '주 여행지가 어디였는지', '그 지역에 얼마나 만족했는지(만족도)'와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있는지(추천의향)'를 묻고 종합만족도를 산출해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광역시도별로 비교했다.
조사 결과 전국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부산시가 736점(1천 점 만점)을 얻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제주도는 723점으로 1년 사이에 무려 34점 하락하며 4위로 급추락했다.
부산에 이어 강원도가 735점으로 2위, 전라남도 724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제주도에 이어서는 경상남도, 경상북도, 서울시, 전라북도 순으로 평균 이상 점수를 얻어 중상위권을 형성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고물가 논란'으로 23점 하락한 데 이어 올해 더 큰 폭으로 34점이 감소하며 단번에 3계단 하락했다. 2년 사이 57점이나 하락해 조사 이후 7년 연속 1위 자리를 내놓고 4위로 밀렸다.
특히 먹거리와 쉴거리 점수가 낮아졌고 물가·상도의 평가는 전국 최하위로 떨어져 고물가 논란의 여파가 컸다.
제주도가 내리막길을 타면서 국내 여행지 만족도에서 절대강자는 사라졌다.
1위에 오른 부산과 2위 강원의 점수 차이는 단 1점이고, 5위 경남과의 차이도 15점에 불과해 언제든 순위가 바뀔 수 있는 판국이다.
제주가 지난 7년간 2위를 25점 차이 이상으로 앞서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준화됐다는 평가다.
국내 여행이 물가 상승과 불경기로 비용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로 부상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조사를 실시한 컨슈머인사이트측은 "알뜰여행에서 초긴축여행으로 바뀌면서 제주와 서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며 "두 지역은 올해 순위가 3계단씩 크게 하락했는데 물가·상도의 항목 점수가 많이 낮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부당하다고 느끼는 가격에 대해 지역 관광산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부산은 2020년 4위에서 해마다 한 계단씩 상승해 마침내 1위에 올랐다.
여행자원 5개항목 모두 16개 광역시도 중 3위 안에 들었는데 특히 먹거리 항목에서 1위였다.
교통, 편의시설 등 여행환경 쾌적도에서 대도시가 가진 약점을 여행자원에서 상쇄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과 개선 노력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강원도는 지난해 3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지만 올해도 부산에 1점 차이로 밀렸다.
쉴거리, 볼거리 등 여행자원 매력도가 상승했고 여행환경 평가도 양호했으나 그 중 '물가·상도의' 점수 하락이 눈에 띈다.
전남은 볼거리, 쉴거리 등 여행자원 평가가 두루 상승하면서 작년 7위에서 4계단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서울은 모든 항목의 만족도가 작년보다 낮아지면서 3계단 하락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만족도, 추천의향과 별도로 각 지역의 '여행자원 매력도'와 '여행환경 쾌적도' 10개 세부항목에 대해서도 평가해 각 시도별 종합만족도 등락 원인을 판단하는 지표로 활용했다.
세부비교 항목은 '여행자원 매력도' 측면 5개(△쉴거리 △볼거리 △먹거리 △놀거리 △살거리)와 '여행환경 쾌적도' 측면 5개(△청결·위생 △편의시설 △물가·상도의 △안전·치안 △교통)였다.
해당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플랫폼 마켓C에서도 공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