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말로 프로야구에서 한국시리즈 왕관을 쓰기 위해선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고 한다. 페넌트 레이스가 마무리되고, 가을 야구 대진이 확정된 시점에서 '미친 선수'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SSG 랜더스에서 "제가 한 번 미쳐볼까요?"라며 손을 든 선수가 있다. 바로 외야수 하재훈(33)이다.
이번 시즌 SSG의 정규 시즌 144경기 후 최종 순위는 3위. 마지막 경기까지 NC 다이노스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얻어낸 결과다.
SSG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5 대 0 완승을 거뒀다. 이날 KIA에 진 NC를 제치고 3위를 확정했다.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하재훈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하재훈은 4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타율 3할3리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중요한 경기에서는 잘 쳤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은 하재훈은 "3할이 걸려 있었다. 오늘 무조건 안타 3개를 쳤어야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팀의 승패보다 내 기록은 신경 쓴 건 아니었다"라며 유쾌한 웃음을 보였다.
시즌 3위와 4위는 천지 차이다. 3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면 무려 4일이나 휴식을 취한 뒤 준플레이오프에 나서는데, 4위는 하루만 쉬고 당장 19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러야 한다.
사활이 걸렸던 경기. 하재훈은 "이겨서 다행이고 기분이 정말 좋다"며 미소를 지었다. "무조건 3위로 올라갔어야 했는데, 결과를 냈다. 형들과 동생들이 다 잘해준 덕분"이라고도 덧붙였다.
하재훈이 돌아본 이번 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하재훈은 "솔직히 부상 때문에 아쉽기도 했다"면서 "더 좋은 성적으로 순위를 올렸으면 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끝나서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경기 이겨서 후회 없다"고 회상했다.
올 시즌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에 대해선 하재훈은 "성적을 떠나서, 더 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고, 기회가 왔을 때 더 잘해야 되는데 그 발판이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제 더 자신 있게, 더 마음껏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게 큰 제일 큰 수확"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하재훈은 포스트시즌 가을 야구를 바라본다. 오는 22일부터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기 때문이다.
하재훈은 포스트 시즌의 '미친 선수'를 자처했다. 그러면서 "원래 제가 미친 사람이라 더 미치면 안 되는데, 미친 사람은 못 미치면 안 된다"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어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며 "저희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무조건 우승을 목표로 달리고 있고 우리 선수들 전부 다 그걸 목표로 하니까 꼭 SSG가 우승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