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베트남전에서 6 대 0 대승을 거뒀다. 지난 13일 튀니지전 4 대 0 승리에 이어 10월 A매치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이날 김민재는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렸고, 경기 내내 철벽 수비를 뽐내며 팀의 완승에 기여했다. 경기 후 믹스드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민재는 "선수들이 모두 잘해줘서 원하는 방향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김민재는 센터백 좌측에서 경기를 시작했지만 후반 들어 김영권(울산)이 투입되자 우측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어느 자리가 더 편하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나폴리(이탈리아)에서도 아미르 라흐마니가 부상을 당했을 때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뛰었다"면서 "어디서 뛰든 둘 다 편하게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민재는 세계적인 명문 구단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새 둥지를 텄다. 이후 자신감이 한층 더 올라온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적 후 자신감이 올라온 건 전혀 없다"면서 "나폴리와 튀르키예, 중국에 있을 때와 똑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겸손한 태도를 보였지만 확실히 수비가 더 두터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동료들의 공격력이 좋기 때문에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수비에서 실수만 나오지 않으면 어떤 경기든 무조건 이길 거라 생각하고 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최근 강행군 탓에 사타구니 통증을 호소하는 등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김민재 역시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는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는데 "못 뛰어서 힘든 것보다는 많이 뛰어서 힘든 게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모두 힘든 상황에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에도 많은 경기를 소화했는데, 다치지 않으면서 몸 관리를 잘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10골 무실점이라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이에 김민재는 "개인보다는 수비가 전체적으로 다 좋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일단 실점을 안 했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받아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지난 튀니지전에서도 이강인과 호흡이 잘 맞았다. 당시 김민재는 이강인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김민재는 "훈련할 때부터 (이강인과) 잘 맞았다. 또 (이)강인이의 킥이 워낙 좋아서 내가 머리만 잘 갖다 대면 들어가더라"고 웃었다.
김민재의 A매치 득점은 2019년 12월 15일 EAFF E-1 챔피언십 중국과 2차전 이후 약 4년 만이다. 모처럼 골 맛을 본 김민재는 "사실 골을 잘 넣는 스타일은 아니다. 골대에 머물기보다 세컨볼을 잡으려는 행동을 많이 한다"면서 "이번에 정한 세트피스 전술이 나한테 맞춘 부분이 있어서 더 책임감을 가지려고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재택 근무와 잦은 해외 출장으로 논란을 일으킨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여론은 여전히 좋지 않다. 하지만 김민재는 "솔직히 여론이 좋았던 감독님은 없었던 것 같다. 결과는 선수들이 만드는 것"이라며 "감독님 역할도 중요하겠지만 선수들이 잘해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재는 이제 소속팀으로 돌아가는데 첫 일정부터 이재성(마인츠)과 코리안 더비를 펼친다. 오는 22일(한국 시각) 마인츠전을 앞둔 그는 "처음으로 하는 코리안 더비인 만큼 기대가 된다"면서 "잘해서 꼭 이기고 싶다"고 이를 악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