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북측 주민 110만명에게 남측으로 이동하라는 소개령을 내린 이스라엘군이 가자 남부지역에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날 밤 가자지구 남부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주민 80명이 사망했다는 가자지구 의료지원단체 매니저인 마흐무드 샬라비의 증언을 소개했다.
원래 가자지구 다른 곳에 살던 이들은 피격이후 이곳으로 피신해온 상태였다고 한다.
이날 공격으로 소방관 5명도 사망했다.
당시 소방관들은 빌딩 잔해에 갇힌 주민들을 구출중이었다고 한다.
페다 바시우니(33)도 가자지구 북쪽의 가자시티에서 지난 14일 두 살배기 딸과 함께 안전하다던 가자 남부로 이동해왔다.
그러나 음식과 물이 없는 상황에서 피신처를 찾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느끼고는 다시 가자시티의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가자에 발이 묶인 미국인 제이슨 쇼어는 이집트와의 국경이 개방될지도 불확실한데다 이스라엘이 폭격해온 도로를 따라 이동하기도 너무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국경 개방은 미국이 이집트와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 전날까지만 해도 잠정 타결 소식이 들렸지만 다시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전날 밤에 문제의 라파 국경 초소 인근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난 때문이다.
이집트는 국경이 일시 개방되면 가자주민이 내려온 길을 통해 가자 주민들을 위한 구호품도 올려 보내져야한다는 입장인데 반해 이스라엘은 구호품을 실은 트럭을 모두 수색해야한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돌변했다.
더욱이 개방된 국경을 통해 민간인들이 탈출하려면 포성이 잠시라도 멈춰야하는데 하마스는 물론 이스라엘도 휴전에 반대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휴전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재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이집트도 내심 국경 개방에 반대하고 있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유엔 내 구호사업 최고 책임자인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이집트는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이 대거 자국에 입국할 경우 이들에 대한 책임을 무기한으로 져야 한다는 점을 우려해 이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자세가 아주 명확하다"고 말했다.
개방된 국경을 통해 가자 민간인들을 피신시켜 인도주의 명분을 축적한 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 작전을 측면 지원하려던 미국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