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돼 있는 인질 영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인질로 붙잡힌 여성은 치료를 받고 있었지만 불안한 눈빛을 감추진 못했다.
현지시간 16일 하마스는 텔레그램을 통해 프랑스-이스라엘계 여성 인질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인질은 이스라엘 중부 출신 21세 여성으로 이름은 '미아 심'이다.
하마스의 공습이 시작된 지난 7일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이 여성은 영상에서 "억류됐을 당시 손에 부상을 입었는데, 하마스는 나에게 3시간에 걸쳐 수술을 해주고 약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능한 한, 하루 빨리 나를 집으로 돌려 보내주길 바란다"며 불안한 눈빛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심의 가족은 하마스가 이 동영상을 보여주는 것을 허용했다고 전했다.
하마스는 인질 영상과 함께 "가자지구에 약 200~250명의 이스라엘 인질이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군사 조직 알 카삼 여단 아부 오바이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알 카삼 여단이 200여 명의 인질을 붙잡고 있으며 나머지는 가자지구의 다른 무장조직들이 억류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지속적인 폭격으로 가자지구에 있는 인질들의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하마스의 전 수장 칼레드 메샤알도 "이스라엘 감옥에는 6천 명의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있다. 우리는 그들을 이스라엘 포로와 교환해 석방하길 바란다"며 "이스라엘 포로에는 고위 장교가 포함돼 있다. 다른 국적의 인질도 있고 이들은 우리의 손님이며 상황이 허락할 때 풀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방위군은 하마스가 치료하는 모습의 인질 영상을 공개한 것에 대해 "하마스가 자신들을 인도주의적 조직처럼 나타내려 하지만, 사실상 아기, 여성, 어린이, 노인 등을 살해하고 납치하는 흉측한 테러집단"이라며 "모든 정보와 작전 수단을 동원해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방위군은 영상 공개 후 성명을 통해 지난 주 심의 가족에게 납치 사실을 알렸으며 연락을 유지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X(옛 트위터)에선 'mia schem(미아 심)'을 수많은 사람들이 검색하면서 '실시간 트렌드(실시간 검색어)'가 됐다. 실제 검색을 해보면 미아 심이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모습과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미아 심의 억류 전 모습과 그의 가족 사진도 찾을 수 있다.
한편 이스라엘방위군은 가자지구에 잡힌 인질이 199명이라고 밝혔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약 30개국 국적자가 하마스의 인질로 잡혔다고 추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