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이 16일 창원 3.15아트센터에서 열렸다.
'시월의 부마, 민주주의를 열다'라는 주제로 행정안전부와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 및 관련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가 주최하는 국가기념식이지만, 이날 주요 인사들이 대거 빠지면서 민주주의를 기리는 의미가 퇴색됐다.
부마민주항쟁은 시민과 학생이 중심이 되어 1979년 10월 16일 부산에서 발생해 10월 18일 마산 지역으로 확산한 유신독재 반대 운동이다.
광주민주화운동과 4·19 혁명, 6·10 민주항쟁과 함께 우리나라 4대 민주항쟁에 속한다. 2019년 10월 16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기념식을 부산과 창원을 오가며 열린다.
기념식은 당시 항쟁 참여자와 계엄군의 인터뷰 영상 시청, 부산대·경남대 재학생의 경과 보고, 부마민주항쟁 상황 재연극, 창원다문화소년소녀합창단과 오월소나무합창단의 애국가 제창, 부마헌정곡 연주, 가수 이영현의 노래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고기동 행정안전부 차관, 구수경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장, 최갑순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이사장,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고 차관이 윤 대통령의 기념사를 대독할 때 일부 참석자가 고성을 지르며 문제를 제기하는 등 소란이 일었다. 기념식에 주요 인사가 참석하지 않아 부마민주항쟁을 홀대하는게 아니냐는 분위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념식에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참석했지만, 이번에는 고 차관이 내려왔다.
첫 정부 주관 행사로 열린 40주년에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41주년과 42주년에는 정세균·김부겸 당시 총리가 참석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석하지 않았다. 대신 그 시간에 8박 10일 동안 미국 출장으로 인해 비워둔 도정을 챙기고자 도청에서 실국본부장 회의를 주재하면서 최만림 행정부지사가 참석했다.
김진부 경남도의회 의장과 박종훈 경남교육감도 참석하지 않고 부의장·부교육감이 자리를 지켰다. 부산에서는 박형준 시장 대신 부시장이 참석했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참석했다.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회에는 행안부 장관과 경남지사, 부산시장, 창원시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이름이 올라가 있다.
경남(마산)이 민주화의 성지라고 자부하면서 정작 4대 민주항쟁이자, 지역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중요한 국가기념식을 지역 단체장들이 불참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과 역사 의식 부재라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도 박 지사 등이 참석하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