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來 최대 침공 임박?…가자에 갇힌 주민 110만명 '변수'

美언론 "이스라엘 지상군 수만명 투입…하마스 지도부 제거 목표"
이란 "이스라엘 전쟁 멈추지 않으면 통제 불능 상황 올 것" 경고
러시아 "모든 폭력·테러 반대" 결의안 제안…중국도 휴전 촉구

레바논 국경 인근서 모여있는 이스라엘 탱크.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상대로 예고한 가자지구 지상전 규모가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최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란이 이스라엘에게 군사 작전을 멈추라고 경고한 가운데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로 항공모함단을 중동에 배치했다. 다만, 이스라엘의 통보에도 오갈데 없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안전지대 설치가 전쟁 서막의 막판 변수가 되고 있다.
 

가자지구, 15년 만에 대규모 전쟁에 휩쓸리나

 
가자지구 향해 포탄 발사하는 이스라엘군 자주포. 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현지시간 14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수만 명의 병력을 투입해 지상전을 벌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2006년 레바논 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침공이 임박한 것이다.
 
또 이번 침공은 15년 만에 이스라엘이 가지지구 직접 점령을 시도하는 전쟁이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8년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내전을 벌인 1차 가자전쟁 때 하마스를 겨냥해 가자지구를 공습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외곽의 군부대를 방문해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가 됐나.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육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학살을 저지른 하마스의 궤멸과 그 지도자들의 제거가 목표"라며 "하마스는 가자 지구를 군사·정치적으로 통치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압박에 이란도 반발 수위를 높이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란은 14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군사작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통제 불능'의 상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뉴욕 유엔본부의 이란 대표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와 대량 학살이 즉시 중단되지 않으면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며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책임은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안보리를 막다른 길로 모는 국가에 있다"고 했다.
 
이란 뿐아니라 레바논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까지 반(反)이스라엘 전선에 뛰어들면 중동 전체가 전쟁의 수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이동 통로 막힌 가자주민…민간인 대량 피해 우려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가자지구 건물들.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침공을 기정 사실화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전쟁 개시를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무고한 민간인의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이스라엘군은 현지시간 13일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24간 이내 남쪽으로 이동하라"고 통보했지만, "비현실적인 요구"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110만명이나 되는 인구가 24시간 안에 움직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지적은 이스라엘 편에 선 유엔과 유렵연합 뿐아니라 미국에서도 나왔다.
 
결국 이스라엘군은 대피시간을 연장하면서 지상군 투입도 지연되고 있다. 전쟁의 시작은 민간인 대피공간 확보와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가자지구 내에 민간인이 피난할 수 있는 안전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유엔, 이스라엘, 중동 국가들과 논의하고 있다.
 
이집트는 북쪽의 가자지구와 연결된 '라파 통로'를 열지 않고 있어, 많은 가지지구 주민들은 옴짝달싹 못하고 갇힌 신세다. 이집트 정부는 식량·연료·물 등 긴급물자를 제공하기 위해 인도주의 통로를 개설할 뜻을 밝혔을 뿐이다. 가자 주민들이 자국으로 대거 입국하는 것은 완강히 반대하고 있다.
 
 

중국·러시아 "협상하라"…미국 항공모함단 추가 배치

 
미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연합뉴스

러시아는 현지시간 1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관련 결의안 채택하자고 제안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게 인도적 휴전을 요구하고, 민간인에 대한 폭력과 모든 테러 행위를 비난하는 내용을 담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이스라엘인 인질 석방과 인도주의 구호물자 제공 허용, 피난을 원하는 주민들의 안전한 대피 등도 포함된다.
 
중국도 이스라엘을 비판하며 휴전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왕이 외교부장은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이스라엘은) 국제 사회와 유엔 사무총장의 호소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가자 민중에 대한 집단적 징벌을 중단해야 한다"며 "각 당사자는 사태를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도 해서는 안 되고, 협상 테이블로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전단을 추가로 보냈다. 확전을 막기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이스라엘을 겨냥한 이란 등의 도발을 억제하려는 목적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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