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후 6경기에서 1승에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승리하면서 6번째 A매치에서 힘겹게 첫 승을 신고했다. 무엇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외친 '공격 축구'가 실종된 상태였다. 6경기에서 5골이 전부였다.
비난이 쏟아졌다. 재택 근무 논란부터 시작해 ESPN 출연 등 모든 활동이 비난의 대상이 됐다. 그래서 10월 A매치가 더 중요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결과와 과정을 모두 잡겠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4대0으로 승리했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 이은 2연승과 함께 클린스만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3월 콜롬비아전 이후 6경기 만에 멀티골을 기록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빛났다.
전반 공격은 아쉬웠다.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워밍업 과정에서 허벅지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선발 명단이 갑작스럽게 바뀐 상황. 공격 전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페널티 박스 안으로 들어가기가 버거웠다. 중거리 슛 3개가 전부였다.
다소 아쉬웠던 전반에서도 이강인은 펄펄 날았다.
오른쪽 측면을 뚫는 드리블은 물론 오른쪽 측면에서 중원으로 전환하는 드리블까지 완벽했다. 이강인의 드리블을 막는 방법은 파울이 유일했다. 튀니지 오른쪽 측면과 중앙 수비수는 이강인을 쫓아다니기 급급했다.
공격 방향을 전환하는 횡패스도 일품이었다. 이강인이 왼쪽 측면으로 날리는 횡패스는 그야말로 백발백중이었다. 왼쪽 측면에서의 마무리가 아쉬웠을 뿐.
후반 이강인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10분 왼발 프리킥으로 튀니지 골문을 열었다. 15번째 A매치에서 터진 데뷔골. 후반 12분에는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터닝 슈팅으로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후반 22분 김민재의 헤더에 이은 자책골도 이강인의 코너킥에서 나왔다.
튀니지 감독도 경기 후 "공격 라인이 좋았다. 특히 18번 이강인이 훌륭했다. 개인기도 아주 뛰어났고, 빠른 선수였다. 그런 선수가 있으면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극찬했다.
김민재와 부딪힌 튀니지 선수들은 힘 없이 쓰러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망주 한니발 메브리도 김민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졌다. 튀니지의 역습을 기가 막힌 타이밍에 끊어냈다. 튀니지가 계속된 역습에도 좀처럼 슈팅 기회를 잡지 못한 이유다.
빌드업의 시작 역할도 수행했다. 전반 20분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게 배달한 침투 패스는 김민재의 진가를 보여준 장면이다.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공격 가담도 김민재의 강력한 무기였다. 후반 22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정확히 머리에 맞혀 클린스만호의 세 번째 골(자책골)을 만들었다. 이후 코너킥에서도 위협적인 헤더로 튀니지를 흔들었다.
클린스만 감독도 경기 후 "김민재는 이미 갖춰진 리더다. 운동장 안에서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밖에서도 리더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행동이 어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런 리더가 많이 필요하다. 손흥민과 김민재는 앞으로 중추적 역할을 할 리더"라고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