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논란을 만들어 내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축구 팬들의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다.
튀니지와의 A매치 경기를 앞둔 13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을 찾은 축구 팬들은 한국 선수들이 몸을 풀러 경기장에 입장할 때부터 힘찬 환호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어 장내 아나운서가 한국의 선발 라인업을 소개하는 시간. 골키퍼 김승규가 처음으로 소개되자 경기장 전체가 떠나갈 만큼 큰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 이기제, 김민재, 박용우, 황인범, 조규성, 이재성, 황희찬, 정승현, 이강인, 설영우가 각각 소개될 때마다 높은 데시벨의 함성이 나왔다.
하지만 뜨겁게 달아오르던 경기장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바로 클린스만 감독이 소개됐기 때문이다. 모든 선수들의 소개가 끝난 뒤,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호명됐는데, 호응의 소리보다 야유를 보내는 팬들의 목소리가 훨씬 크게 들렸다.
이날의 야유는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축구 팬들의 민심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원격 근무 논란'으로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질렀다.
이후 상대 선수에게 유니폼을 요청하는가 하면, 대표팀의 영국 원정 당시 선수 시절 소속팀(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매치에 출장하는지에 대한 논란과 쿨링 브레이크 당시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지 않는 모습까지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히는 등 갖가지 설화에 얽혔다. 최근까지도 잦은 해외 출장과 ESPN 출연 등 외부 활동으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담담한 태도는 팬들의 민심을 악화시키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같은 지적에 "국제적 시야"를 강조하며 현재의 업무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취임 당시 "한국에 상주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전혀 다른 행보다.
성적이 좋지도 않다. 지난 3월 부임 이후 6경기를 치러 9월이 되어서야 첫승을 거뒀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번 10월 A매치에서 좋은 성적과 뛰어난 지도력을 선보여 얼어붙은 축구 팬들의 마음을 돌려놔야 하는 숙제도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