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빠진 축구 대표팀이 튀니지를 만난다.
튀니지 전력의 핵심인 미드필더진을 공격수들이 얼마나 잘 공략하는지가 오늘 승부의 키포인트다.
잘렐 카드리 감독이 이끄는 튀니지 전력의 핵심은 허리 라인에 있다. 평소 스리백을 즐겨 쓰는 카드리 감독 전술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미드필더진은 전원이 유럽파로 구성됐다.
한국 원정 명단에 6명의 미드필더가 이름을 올렸는데, 모두 이탈리아, 잉글랜드, 독일, 헝가리 리그에서 뛰고 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한니발 메브리다.
2003년생 메브리는 날카로운 오른발을 지닌 튀니지의 신성이다. 한국에서는 이강인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유럽에서도 각광받는 공격형 미드필더 유망주다.
메브리의 뒤를 책임지는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로 꾸려졌다. 엘레이스 스키리(프랑크푸르트)와 아이사 라이도우니(우니온 베를린)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각 185cm, 183cm의 신장을 지녔는데, 스피드가 빠르고 힘까지 좋기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스키리는 분데스리가 최정상급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선수다.
한국은 선발 라인업에 이강인, 황희찬, 이재성이 이름을 올렸다. 튀니지 중원과 정면으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두 수비형 미드필더의 힘을 이겨내야 승산이 있다. 황인범과 박용우 역시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해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
2023년 튀니지의 A매치 전적은 6전 4승 1무 1패. 피파랭킹은 29위로 26위인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 가장 최근엔 아프리카의 강호 이집트를 3 대 1로 제압했고, 알제리와 무승부를 거뒀을 정도로 최근 특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튀니지가 쉽지 않은 상대인 것은 역대 전적을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은 튀니지와 두 차례 A매치를 치렀는데, 1무 1패로 아직 승리가 없다.
첫 대결은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치러진 튀니지 원정 경기였다. 2002년 3월 13일 맞대결에서 득점 없이 0 대 0으로 비겼다.
두 번째 맞대결은 2014년이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인 맞대결에서 전반 43분 터진 주헤이르 다우아디의 선제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0 대 1로 졌다.
튀니지 사령탑 카드리 감독은 지난 12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전, 콜롬비아전을 봤을 때 한국은 수비에서 공격까지 빠르게 이어지는 팀"이라 평가했다. 이어 "속도가 빠르고 좋은 개인 능력을 갖춘 선수들도 많다. 한국은 우리의 전력을 평가해 보기 좋은 상대"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세계에서 빠른 공격수 중 한 명이다. 우리의 수비가 한국 공격 라인을 잘 막아야 한다. 팀적으로 잘 방어해야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이 튀니지를 상대로 역사상 첫 승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분데스리가 정상급 미드필더진을 보유한 튀니지와 중원 싸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