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두 개의 충격…'엑소시스트' '사피엔스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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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 열네 살 소년의 악마 빙의 사건'을 토대로 엑소시즘을 처음 대중적으로 알리며 북미 대륙에 충격을 몰고온 윌리엄 피터 블래티의 장편소설 '엑소시스트'가 출간 40주년 기념 에디션 공식 한국어판으로 출간됐다.

이 소설은 1973년 영화로 제작돼 할리우드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하며 오스카상과 골든글로브상 각색·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전 세계에 엑소시즘 열풍을 불어온 원작이다. 블래티가 직접 각본에 참여했다.

침대에서 공중부양하는 소녀의 몸, 180도 비틀려 뒤를 돌아보는 머리, 자해와 자위 도구로 이용되는 십자가, 뒤집어진 자세로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스파이더 워크 등 관객들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충격적인 장면들로 화제가 됐다.

이라크 북부, 유물 발굴 현장에서 괴이한 악마 형상의 조각을 발견한 노신부 메린이 오랜 적 파주주가 다시 가까이 왔음을 느낀다.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 열한 살 딸 리건과 살고 있는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 맥닐의 집에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 알 수 없는 힘에 침대가 사방으로 요동치고 한겨울 바깥처럼 냉기가 감도는 방안, 얼굴을 흉측하게 일그러뜨리며 성인 남성의 목소리로 욕설을 퍼붓는 소녀. 전신의학을 전공한 예수회 사제 데이미언 캐러스가 고민 끝에 소녀 안에 사악한 존재가 있음을 깨닥고 메린과 구마 의식을 시행하기로 한다.

1949년 미국 메릴랜드주에 살던 열네 살 소년이 악마에 빙의돼 두 달간 구마 의식을 받고 해방된 실제 사례를 대학 재학 중 신문으로 접한 블래티가 악의 본성에 대한 종교적 견해와 해석, 철학적 고찰을 더해 집필한 첫 장편소설(1971)이다.

이번 한국어판은 작가가 직접 가필 수정한 판본(2011)을 저본으로 삼았다.

윌리엄 피터 블래티 지음 | 조영학 옮김 | 문학동네 | 504쪽


틈새책방 제공
스페인 최고 소설가와 스타 고생물학자가 만나 진화론을 풀어내 화제를 모은 '루시의 발자국' 후속작 '사피엔스의 죽음'이 출간됐다.

스페인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후안 호세 미야스와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학교 고생물학자이자 지질학과 교수인 후안 루이스 아르수아가 만나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담화식으로 풀어가며 생물의 진화 흔적을 찾아가는 동시에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현실적으로 알려준다.

이 책은 인간의 진화를 이야기한 전작에 이어 인간의 노화와 죽음을 다룬다. 75세의 노인인 작가 미야스는 늙음을 체감하고 죽음을 생각해야 할 나이에서 죽음에 대해 갖가지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과학자 아르수아가는 자연 선택이 바라보는 관점에서 냉철하게 노화와 죽음을 설명한다.

그는 인간의 노화와 죽음은 결코 자연이 준비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연 상태에서 늙어 죽기 이전에 혹독한 환경과 천적, 부상 등으로 인해 죽음을 맞는 게 정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명은 인간을 자연 상태로부터 분리시켰고 인간은 늙음을 손에 쥐게 됐다고 강조한다. 노화와 죽음은 자연 본능 그 자체가 아닌 산물이라는 얘기다.

노화에 뒤따르는 노년의 온갖 질병 또한 우리가 늙어서가 아니라 자연 선택이 늙었을 때 생존에 불리한 유전자를 배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진화론적 관점이다. 인간의 노년은 자연 선택이 미처 따라잡지 못한 잉여의 시간. 이미 나이가 40대 이상이라면 자연 상태의 죽음을 넘어선 시간대를 살고 있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노년은 공포스럽고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자연의 섭리라고 말한다.

후안 호세 미야스 외 지음 | 남진희 옮김 | 틈새책방 | 4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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